“전자파 괜찮다”던 제주 특수학교 부지...교육청 고집 꺾은 사유는?

제주도교육청이 동부지역에 신설하려 한 특수학교 분원 후보지의 개발행위가 불가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대체지 물색에 나섰다. 도교육청 소유의 폐교 부지와 도유지 맞교환 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7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제주동부특수학교'로 통칭된 제주영지학교 분교장 신설 사업이 입지를 대체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기존 후보지였던 구좌읍 송당리 1961-1가 개발 제한 지역으로 분류됨에 따른 후속조치다.
당초 기존 후보지의 경우 인근의 송전탑과 고압송전선에 따른 환경성 논란이 불거졌지만, 도교육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국전력에 안전성 검사를 의뢰한 결과, 송전탑의 전자파는 가정에서 노출되는 전자파보다 낮은 수준으로 측정됐다는 결론이다.
심지어 교육부의 '재검토' 요구에도 불복해 기존 '학교' 규모를 '분교장'으로 대체하면서 강행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폐교 활용 역시 여건상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최초 후보지는 적정성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기존에 우려됐던 '송전탑'이 아닌 '나무 수령'이 주된 원인이었다.
도교육청은 지난 5월께 제주시와 개발허가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지의 심의위원회 입안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부지 내 삼나무 수령이 '5영급'으로 판단되면서다.
'영급(齡級)'이란 나무의 수령을 일정한 구간으로 나눈 단위를 뜻한다. 산림조사, 임업계획 수립, 벌채 계획 등을 세울 때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분류 단위로, '5영급'은 수령 41년 이상 50년 미만의 수목이 분포돼있음을 의미한다.
해당 부지는 지난해까지 '4영급'이었다가 최근 나무 수령이 1년 더 늘어나며 '5영급'으로 분류됐다는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특수학교 건물은 5000㎡이내로 개발할 수는 있지만, 건물과 운동장을 들이기에는 너무 협소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결국 대체지를 물색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유력한 대안은 옛 우도 연평초등학교 폐교 부지의 일부를 내어주고, 제주도 소유의 구좌읍 송당리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원칙적인 구두합의가 이뤄졌고 최종 결정만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새롭게 제시된 부지는 기존 부지와 2km 가량 이격돼 있어 기존 고압선 논란 등으로부터도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연평초 폐교 부지에 관사를 신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도교육청의 안일한 현안 대응이 사안을 어렵게 몰고 갔다는 지적 역시 제기된다.
7일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작년 11월 기존 부지에 대한 공유재산 심의까지 다 끝냈고 원활하게 추진이 될 것으로 기대를 했었는데, 뜻밖의 암초를 만나 어찌보면 어처구니가 없다"며 "시청과 유기적으로 사전 협의가 있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식 교육의원은 "최초 부지는 지속적으로 적합한 부지가 아니라는 의견이 나왔는데도 계속 고집했는데, 결국 취소가 되지 않았나. 이건 사전에 파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해 도교육청의 책임 없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대체 부지를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심민철 행정부교육감은 "더 꼼꼼히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부지가 나왔고, 더이상 특수학교 분교장 설립이 늦어져서는 안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검토할 사항이 있는지를 살펴 체계적인 기본계획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