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상, 보낼 준비 안됐는데” 오승환 은퇴에 가슴 찡한 후배들 [오승환 은퇴 현장]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5. 8. 7. 15:0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야구 인생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나의 롤모델이자 우상이었다.” “아직 떠나보낼 준비가 안됐다.”

한국야구의 영원한 ‘끝판대장’ 오승환(43)의 은퇴 결정을 접한 후배들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듯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오승환의 선수 커리어에 무한한 존경심을 표현하며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오승환이 7일 인천 연수구 오라카이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마운드가 아닌 기자회견 단상에 선 오승환은 “안녕하세요.오승환입니다. 팀이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와중에 이렇게 혹시나 민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선다”면서 “더운 날씨에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시즌 중에 이런 발표를 하게 됐는데 사실은 아직 실감이 안난다. 마지막이란 단어가 아직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하지만 이렇게 은퇴 기자회견이란 자리를 마련한 이유가 있다. 오승환은 “아직 어떤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는데, 선수로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선수 생활 마지막에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는 것도, 여러 선수가 하지 못할 자리를 마련해준것에 대해서 구단에도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오승환은 팬들에게도 “(등번호) 21번이란 숫자를 다시 생각해보니까 나의 선수 생활이 21년이더라. 이런 21이란 숫자를 뜻깊게 만들어주신 삼성 구단, 팬들, 또 삼성 최초의 투수 영구 결번을 만들어준것은 팬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향한 수많은 수식어도 팬들의 많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다시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오승환 선수하고 선수 생활을 같이 했었다. 은퇴한다니까 여러 생각이 든다. 단상에 올라오면서 나도 모르게 ‘축하한다’는 말을 했는데 그게 맞나 싶기도 하다. 구단 입장에선 더운 날씨에 여기까지 오게 해서 송구스럽지만 오승환 선수가 어렵게 은퇴를 결정했고 이후의 거취에 대해 고민이 많은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오승환 선수가 은퇴 이후 멋진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구자욱, 강민호, 원태인, 김재윤 등 팀의 베테랑 선수들도 기자회견에 앞서 꽃다발을 전달했다. 그런 선수들을 오승환은 하나하 눈을 마주하며 고마움을 전했고, 특히 강민호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슬쩍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기념 사진 촬영 이후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강민호는 “야구인의 후배로서 승환이 형이 너무 멋지게 살아온 야구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 항상 후배들 앞에서 야구장에서 본보기로 운동하는 모습, 경기장에서 모습을 후배들이 배운 것 같다. 후배들이 끝까지 달려온 오승환 선배의 야구인생을 보고 잘 따랐으면 좋겠고, 나 역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오승환을 보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고, 이제는 팀의 주장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이끌고 있는 구자욱의 감회도 남달랐다. 구자욱은 “나는 아직 떠나보낼 준비가 안됐다. 이렇게 은퇴를 한다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삼성 입단하면서 오승환 선배님 보면서 야구를 했기 때문이다. 은퇴식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좋은 추억 좋은 시간 많이 보내도록 하겠다”며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오승환을 롤모델로 삼았던 삼성의 불펜 투수 김재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김재윤은 “사실 팀에 오래 있진 않았지만 아시다시피 내겐 선배가 롤모델이자 우상이었다. 마지막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배의 인생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삼성 마운드의 현재 리더가 된 원태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원태인은 “어릴때부터 존경하던 선배님과 같은 팀에서 같이 운동하면서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너무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면서 “항상 좋은 말, 또 부진할 때 보내주셨던 말에 대해서도 소중한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다. 고생하셨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고, 앞으로의 인생도 응원하겠다”고 했다.

지난 2005년 2차 1라운드(5순위) 지명을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데뷔 첫해 전반기 막판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뒤 전설과도 같은 성적을 쌓아올렸다.

2006년과 2011년에 각 47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KBO리그 통산 737경기에서 427세이브, 19홀드, 44승33패,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남겼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뛰면서 철벽 마무리 투수의 면모를 보여주며 전문 불펜 마무리 투수의 가치를 사실상 한국 야구팬들에게 각인시키고 만들어냈다.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최다(6회) 및 최초 3연속 구원왕(2006∼2008년)에 오른 바 있다. 또한 역대 최다인 28연속 세이브(2011∼2012년) 기록은 물론,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역대 최고령 40세이브 및 구원왕(2021년) 기록도 갖고 있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오승환은 해외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시작은 일본야구였다. 오승환은 2011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삼성의 통합 3연패를 이끈 뒤에는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해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했다.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2시즌만에 80세이브를 기록했고, 2년 연속 일본 프로야구 세이브왕에 올랐다.

이후 MLB로 무대를 옮긴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토론토, 콜로라도 등 3개 팀에서 마무리 투수와 셋업맨으로 뛰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진출 첫 시즌이었던 2016시즌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데뷔 시즌 76경기서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 1.92, 79.2이닝 103K 18사사구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마쳤다. 이후에도 꾸준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통산 42세이브, 45홀드, 16승13패,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오승환은 한국, 미국, 일본 통산 549세이브라는 전설의 금자탑을 쌓았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올 시즌 끝까지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하고 몸 상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아직 ‘끝판대장’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송도(인천)=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