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건축물 기행] 창원 ‘우아한 Elegant’

knnews 2025. 8. 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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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 근린생활시설
마을 일상에 스며든 ‘풍경 속 공간’으로 설계
수평적인 아치형 구조로 시선의 연속성 추구
하늘 향해 비워낸 타원형 천장은 수직성 강조
풍부한 감성 품은 ‘프레임’·‘비움’ 조화 눈길


단순히 상업과 이용을 위한 공간을 넘어 ‘마을의 일상 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건축’을 지향했다. 배치부터 외관까지, 기존 마을조직에의 존중을 기본으로 하되, 새로운 활기를 유입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계획됐다. 대지 전면의 커다란 느티나무와 마당은 마을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열려 있으며, 곡선의 아치가 그 경계를 유연하게 만든다.

산자락 아래, 마을의 풍경과 나란히 놓인 이 건축물은 단순한 형태 너머로 공간이 지닌 시적 깊이를 드러낸다. 매스의 절제된 구성과 곡선의 유연한 도입, 그리고 하늘을 향해 비워낸 천장의 타공은 이 건축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일상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장치임을 암시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이곳에는 마을의 삶과 시간, 자연의 흐름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아우름건축사무소/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이곳에는 마을의 삶과 시간, 자연의 흐름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아우름건축사무소/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설계 의도

‘우아한 Elegant’의 가장 큰 인상은 ‘프레임’과 ‘비움’의 조화이다.

정면에서 바라본 건물은 단순한 직육면체 형태이지만, 상부의 타원형 천창은 하늘을 담는 창이 되어 공간의 수직성을 강조한다. 이로써 빛과 그림자, 그리고 시간의 흐름이 실내 깊숙이 스며들어 건축에 생기를 더한다.
건물 상부의 타원형 천장.

건물 상부의 타원형 천장.
건물 내부서 바라본 풍경.

건물 내부서 바라본 풍경.
1층의 커다란 아치 형태는 단순히 구조적 장치에 머무르지 않는다. 곡선의 리듬은 주변의 자연 풍경, 특히 건물 앞을 지키듯 선 큰 나무와 조화를 이루며, 자연과의 경계를 부드럽게 만든다. 아치 아래 형성된 중정은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완충지대이자, 마치 ‘숨 쉴 틈’처럼 느껴지는 여백의 공간이다.
‘우아한 Elegant’ 건물 내외부를 연결하는 중정.

‘우아한 Elegant’ 건물 내외부를 연결하는 중정.
‘우아한 Elegant’ 건물 내외부를 연결하는 중정.

‘우아한 Elegant’ 건물 내외부를 연결하는 중정.

대지를 처음 보고 느꼈을 때, 이 건물을 ‘풍경 속의 공간’으로 계획했으면 했다.

전면과 측면의 투명한 입면은 주변 경관을 건물 속으로 끌어들이고, 동시에 내부의 활동을 외부로 드러내어 마을과의 관계성을 회복하고자 했다. 단단한 콘크리트 질감 위에 투명한 유리의 대조는 시각적인 긴장감을 부여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조화로운 인상을 남긴다.
‘우아한 Elegant’의 전면과 측면의 투명한 입면.

‘우아한 Elegant’의 전면과 측면의 투명한 입면.
또한 건물의 배치는 경사진 지형과 기존 수목을 존중한 결과다. 땅의 흐름에 순응하되, 그 위에 새로운 질서를 얹는 방식은 건축이 땅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함께 머무는’ 방식의 공간화로 나아가려는 시도였다. 실내 공간은 개방성과 동시에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구조로,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이나 카페, 전시 공간 등으로 유연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우아한 Elegant’의 내외부 경계.

‘우아한 Elegant’의 내외부 경계.

이 건축물은 군더더기 없는 미학 속에서도 풍부한 감성을 품고 있다. 단순하지만 우아한 형태, 반복되지만 지루하지 않은 리듬, 고요하지만 살아 있는 공간의 울림, 자연과 인간의 경계에 선 이 공간은 머무는 이로 하여금 공간을 ‘경험’하게 하고, 그 속에서 다시금 자연을 ‘인식’하게 만든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형태 이상의 건축적 역할을 수행한다. 기능적 건축을 넘어 지역성과 맥락, 자연과의 공존, 그리고 건축가의 의식적 선택이 긴밀하게 맞물려 형성된 결과물이다. 대지로는 각이 지고 바르지 못한 장소가 지닌 ‘풍경의 고유함’을 읽어내고, 그것을 거스르지 않으며, 되레 품을 수 있는 건축을 제안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설계·시공 과정

단순히 대지를 평탄화하고 건물을 앉히는 것이 아니라 경사지와 자연수목, 마을의 스케일, 보행자의 시선, 계절의 빛 등을 건축 언어로 번역하는 일에서 시작됐다. 특히 건물 전면의 커다란 나무는 건축보다 먼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존재였고, 나무를 가리지도 훼손하지도 않는 대신 아치와 타공을 통해 풍경의 틀(Frame)로 삼았다.

매스의 조합이나 평면의 효율보다 비움과 채움의 리듬을 통해 공간감을 창출한다. 수직적으로는 타원형의 ‘하늘창’을 통해 하늘과 산, 빛을 끌어들이고, 수평적으로는 아치형 구조를 통해 흐르는 듯한 시선의 연속성을 만든다. 이처럼 곡선과 곡면은 단지 미학적 요소가 아닌, 공간과 사용자, 그리고 자연 사이를 이어주는 건축적 장치로 기능한다.

마을과의 관계 맺기도 중요하게 고려했다. 폐쇄된 시설이 아닌 마을 주민과 외부인이 함께 사용하는 근린생활시설인 만큼 투명한 유리 입면은 내부 활동을 외부에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열린 중정은 지나가는 사람도 쉬어갈 수 있는 장소성을 제공한다.
‘우아한 Elegant’의 내부 모습.

‘우아한 Elegant’의 내부 모습.
‘우아한 Elegant’의 내부 모습.

‘우아한 Elegant’의 내부 모습.
‘우아한 Elegant’의 내부 모습.

‘우아한 Elegant’의 내부 모습.

자연지형을 따라 물 흐르듯 배치된 동선, 기존 수목을 해치지 않는 구조계획, 로컬 스톤 패턴의 바닥 마감 등은 모두 이 건축이 환경과의 공존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음을 말해준다. 특히 아치 디자인은 현대적 건축언어와 지역의 전통적인 질서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수법이라 할 수 있다.

한때 사용되다 버려진 노후 철골조 폐건축물, 그리고 매력적이지 않았던 복잡한 지형. 첫인상은 거칠고 무심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 공간이 담고 있던 마을의 기억과 가능성은, 우리로 하여금 그 ‘공백’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설계 초기, 기능과 효율을 극대화했던 초기 안은 철골조 3층의 기능 위주 건물이었고, 상업성과 공간 효율을 중심에 두고 설계가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마을의 풍경 속에 그 건물은 ‘이질적인 기계’처럼 삽입돼 있었고, 주민과 장소 사이에 놓인 ‘벽’이 되려 하고 있었다. 어떤 방향으로든 마을과 함께 어우러지는 건축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다.

구조를 철골 3층에서 노출콘크리트 2층으로 변경하고, 규모를 줄이는 대신 건축의 질감을 강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구조변경이 아니라 장소성과 맥락에 대한 해석의 태도 변화였다.

대지의 고저차는 처음엔 불리한 조건으로 여겨졌지만, 오히려 이를 ‘공간의 깊이’로 바꾸기로 했다. 건물 하부를 비우고, 아치 형태를 도입해 자연스러운 흐름과 보행자 동선의 통합을 꾀했다.

도로를 향해 일부 공간을 양보함으로써 건축은 경계가 아니라 ‘마을을 위한 프레임’이 되었다.

건축, 마을의 일부가 되기까지 설계는 반복적으로 조정됐고, 시공 현장에서도 세심한 변화가 이루어졌다. 재료의 질감, 곡선의 미세한 라인, 투시된 풍경 속 나무의 위치까지.

‘계획된 건축’이라기보다 현장과 마을 그리고 사람들과 조율해 가며 완성된 건축이다. 건축은 완공과 동시에 마을의 새로운 일상이 되었고, 건물 내부에서의 활동뿐 아니라 아치 아래의 그늘과 마당에서 아이들이 머무는 모습은 이 공간이 하나의 마을 풍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이용 정보

‘우아한 Elegant’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 1337-1번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현재 건축주 직영 근린생활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이 건축물은 단순한 시설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비록 개인이 소유한 공간이지만 그 형태와 구조, 그리고 비워낸 여백 속에는 마을의 삶과 시간, 자연의 흐름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방문자는 이 공간을 거닐며, 커다란 아치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나무, 굽이진 골목, 그리고 이 마을이 지닌 조용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단지 목적지를 위한 장소가 아닌, 잠시 멈추어 마을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프레임이자 건축을 통해 지역을 경험하게 하는 열린 무대다.

누구든 이곳을 찾는다면, 공간 너머로 마을의 온기와 이야기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 건축이 지닌 가장 조용하지만 깊은 존재의 이유다. 작은 마을에 작은 건축이지만, 어울림과 시골의 자연이 공존하는 장소가 되길 바라 본다.
설계: 아우름건축사사무소 김지홍

설계: 아우름건축사사무소 김지홍

설계: 아우름건축사사무소 김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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