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건축물 기행] 창원 ‘우아한 Elegant’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 근린생활시설
마을 일상에 스며든 ‘풍경 속 공간’으로 설계
수평적인 아치형 구조로 시선의 연속성 추구
하늘 향해 비워낸 타원형 천장은 수직성 강조
풍부한 감성 품은 ‘프레임’·‘비움’ 조화 눈길
단순히 상업과 이용을 위한 공간을 넘어 ‘마을의 일상 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건축’을 지향했다. 배치부터 외관까지, 기존 마을조직에의 존중을 기본으로 하되, 새로운 활기를 유입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계획됐다. 대지 전면의 커다란 느티나무와 마당은 마을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열려 있으며, 곡선의 아치가 그 경계를 유연하게 만든다.
산자락 아래, 마을의 풍경과 나란히 놓인 이 건축물은 단순한 형태 너머로 공간이 지닌 시적 깊이를 드러낸다. 매스의 절제된 구성과 곡선의 유연한 도입, 그리고 하늘을 향해 비워낸 천장의 타공은 이 건축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일상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장치임을 암시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이곳에는 마을의 삶과 시간, 자연의 흐름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아우름건축사무소/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설계 의도
‘우아한 Elegant’의 가장 큰 인상은 ‘프레임’과 ‘비움’의 조화이다.

건물 상부의 타원형 천장.

건물 내부서 바라본 풍경.

‘우아한 Elegant’ 건물 내외부를 연결하는 중정.

‘우아한 Elegant’ 건물 내외부를 연결하는 중정.
대지를 처음 보고 느꼈을 때, 이 건물을 ‘풍경 속의 공간’으로 계획했으면 했다.

‘우아한 Elegant’의 전면과 측면의 투명한 입면.

‘우아한 Elegant’의 내외부 경계.
이 건축물은 군더더기 없는 미학 속에서도 풍부한 감성을 품고 있다. 단순하지만 우아한 형태, 반복되지만 지루하지 않은 리듬, 고요하지만 살아 있는 공간의 울림, 자연과 인간의 경계에 선 이 공간은 머무는 이로 하여금 공간을 ‘경험’하게 하고, 그 속에서 다시금 자연을 ‘인식’하게 만든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설계·시공 과정
단순히 대지를 평탄화하고 건물을 앉히는 것이 아니라 경사지와 자연수목, 마을의 스케일, 보행자의 시선, 계절의 빛 등을 건축 언어로 번역하는 일에서 시작됐다. 특히 건물 전면의 커다란 나무는 건축보다 먼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존재였고, 나무를 가리지도 훼손하지도 않는 대신 아치와 타공을 통해 풍경의 틀(Frame)로 삼았다.
매스의 조합이나 평면의 효율보다 비움과 채움의 리듬을 통해 공간감을 창출한다. 수직적으로는 타원형의 ‘하늘창’을 통해 하늘과 산, 빛을 끌어들이고, 수평적으로는 아치형 구조를 통해 흐르는 듯한 시선의 연속성을 만든다. 이처럼 곡선과 곡면은 단지 미학적 요소가 아닌, 공간과 사용자, 그리고 자연 사이를 이어주는 건축적 장치로 기능한다.

‘우아한 Elegant’의 내부 모습.

‘우아한 Elegant’의 내부 모습.

‘우아한 Elegant’의 내부 모습.
자연지형을 따라 물 흐르듯 배치된 동선, 기존 수목을 해치지 않는 구조계획, 로컬 스톤 패턴의 바닥 마감 등은 모두 이 건축이 환경과의 공존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음을 말해준다. 특히 아치 디자인은 현대적 건축언어와 지역의 전통적인 질서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수법이라 할 수 있다.
한때 사용되다 버려진 노후 철골조 폐건축물, 그리고 매력적이지 않았던 복잡한 지형. 첫인상은 거칠고 무심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 공간이 담고 있던 마을의 기억과 가능성은, 우리로 하여금 그 ‘공백’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설계 초기, 기능과 효율을 극대화했던 초기 안은 철골조 3층의 기능 위주 건물이었고, 상업성과 공간 효율을 중심에 두고 설계가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마을의 풍경 속에 그 건물은 ‘이질적인 기계’처럼 삽입돼 있었고, 주민과 장소 사이에 놓인 ‘벽’이 되려 하고 있었다. 어떤 방향으로든 마을과 함께 어우러지는 건축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다.
구조를 철골 3층에서 노출콘크리트 2층으로 변경하고, 규모를 줄이는 대신 건축의 질감을 강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구조변경이 아니라 장소성과 맥락에 대한 해석의 태도 변화였다.
대지의 고저차는 처음엔 불리한 조건으로 여겨졌지만, 오히려 이를 ‘공간의 깊이’로 바꾸기로 했다. 건물 하부를 비우고, 아치 형태를 도입해 자연스러운 흐름과 보행자 동선의 통합을 꾀했다.
도로를 향해 일부 공간을 양보함으로써 건축은 경계가 아니라 ‘마을을 위한 프레임’이 되었다.
건축, 마을의 일부가 되기까지 설계는 반복적으로 조정됐고, 시공 현장에서도 세심한 변화가 이루어졌다. 재료의 질감, 곡선의 미세한 라인, 투시된 풍경 속 나무의 위치까지.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에 위치한 ‘우아한 Elegant’ 전경.
◇이용 정보
‘우아한 Elegant’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 1337-1번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현재 건축주 직영 근린생활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이 건축물은 단순한 시설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비록 개인이 소유한 공간이지만 그 형태와 구조, 그리고 비워낸 여백 속에는 마을의 삶과 시간, 자연의 흐름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방문자는 이 공간을 거닐며, 커다란 아치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나무, 굽이진 골목, 그리고 이 마을이 지닌 조용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단지 목적지를 위한 장소가 아닌, 잠시 멈추어 마을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프레임이자 건축을 통해 지역을 경험하게 하는 열린 무대다.

설계: 아우름건축사사무소 김지홍
설계: 아우름건축사사무소 김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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