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용매에 호환...KIST, 고전도성 양친성 맥신 '세계 최초' 개발

극성과 비극성 유기용매에 모두 분산이 가능한 '고전도성 양친성 맥신' 소재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고전도성 맥신 실용화를 가로막던 '용매 호환성' 한계를 극복한 성과다. 미래 첨단산업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범용 기술이기도 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김선준 전자파솔루션융합연구단 박사팀이 이와 같은 연구 성과를 거뒀다고 7일 밝혔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맥신은 높은 전기전도도, 우수한 용매 분산성, 탁월한 전자파 차폐 성능을 지닌 2차원 나노소재다. 이차전지, 첨단 센서, 스텔스 도료, 전자파 차폐 필름 등에 응용이 기대된다.

다만 친수성 특성으로 물에는 잘 분산되지만 다양한 유기 용매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고분자 복합소재, 잉크 공정 등 공정과 호환성 확보에 제약이 있었다.

기존 맥신 소재와 양친성 맥신 소재의 기판별 코팅 특성 비교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맥신 표면에 알콕사이드 유기 단분자를 도입하는 표면 개질 기술을 개발해 친수성·소수성을 동시에 가진 양친성을 부여했다. 극성지수(다양한 시료에 대한 상호작용성)가 높은 물부터 낮은 톨루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매에 안정적으로 분산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양친성 맥신은 기존 맥신보다 뛰어난 코팅 특성, 전자파 차폐 성능을 나타냈다. 잉크 형태로 가공한 맥신은 이차전지 집전체로 널리 사용되는 구리·알루미늄 기판에 균일하게 코팅됐으며, 폴리이미드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같은 상용 고분자 기판은 물론 소수성이 가장 높은 테플론 기판에도 균일한 코팅이 가능했다.

차세대 통신에 사용되는 주요 주파수 대역인 28기가헤르츠(㎓) 영역에서도 우수한 전자파 차폐 성능을 유지했으며, 두께 0.01㎜ 필름에서도 50데시벨 이상 차폐 성능(전자파 99.999% 이상 차단)을 나타냈다.

알콕사이드 분자를 활용한 양친성 특성의 맥신 합성 기술 개요

이 맥신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전자파 차폐 소재를 비롯해, 용액 공정 기반 이차전지 전극 소재 제조, 스텔스 무인기 전파 흡수 복합체 등에 적용 가능하다. 응용 확장성과 산업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김선준 박사는 “이번 성과는 맥신 소재가 연구실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 공정에 직접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한 기술적 전환점”이라며 “현재 국내외 맥신 개발 및 수요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대량 생산 기반 기술로 확장 적용 중이며, 실용화 단계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