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 죽였다" 처벌한 뒤 보고…1천500년 전 신라의 '행정문서'
윗사람에 보고하는 형태 추정…초분광 영상 기술 활용해 문자 판독
![다면 목간 초분광 사진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7/yonhap/20250807111312633abtm.jpg)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약 1천500년 전 신라에서 누군가를 처벌한 뒤, 그 내용을 보고하는 '행정 문서'가 발견됐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해 경남 함안 성산산성을 발굴 조사한 결과, 목간(木簡·글씨를 쓴 나뭇조각) 2점을 새로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함안 성산산성은 함안면 괴산리와 가야읍 광정리 사이에 있는 산 위에 축조된 신라의 성곽 유적이다. 둘레가 약 1.4㎞에 이르며 '조남산성'(造南山城)으로도 불린다.
현재 문터와 성벽 일부가 남아 있으며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다면 목간 적외선 분석 사진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7/yonhap/20250807111312882xmkn.jpg)
성산산성에서는 1991년부터 2016년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조사를 벌여 지금까지 총 245점의 목간이 출토된 바 있다.
추가로 발견된 목간 2점은 여러 목간이 나왔던 성벽 부엽 시설에서 발견됐다.
부엽 시설은 산성의 지형학적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물이 흐르거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에 나뭇잎이나 나뭇가지 등을 인위적으로 깔아 지반을 보강한 곳을 뜻한다.
목간은 총 4면으로 구성된 다면 목간과 양면 목간이 각 1점씩이다.
![양면 목간 초분광 사진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7/yonhap/20250807111313140vxxi.jpg)
다면 목간은 길이가 20㎝, 두께는 2∼3㎝ 정도다. 양면 목간은 현재 남아있는 길이가 10㎝ 정도로, 완전한 형태가 아니라 위·아래면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소 측은 "앞서 다양한 목간이 출토된 위치와 조사 결과를 볼 때 두 목간 역시 지금으로부터 약 1천500년 전인 6세기 중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면 목간은 4개의 면 가운데 3개의 면에 글이 적혀 있다.
전문가들과 내용을 판독한 결과, 1면에는 '2월에 감문(甘文·현 김천 일대) 촌주 등에게 대성(大城)은 …라고 아뢰고'(二月中於甘文村主等白大城□□□□)라고 적힌 것으로 추정된다.
![다면 목간 초분광 사진 확대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7/yonhap/20250807111313376kpdg.jpg)
3면에는 사람을 뜻하는 한자 '인'(人)이 적혀 있는데 연구소 측은 '모아 죽였다'(□□人身中集煞白之)는 의미로 해석했다. 해당 인물, 혹은 대상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사람에게 처벌을 행한 행정 내용이 담긴 묵서"라며 "고대 행정 실무와 사회 운영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목간에 쓰인 '어'(於)자와 '白'(백)자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소 측은 "독특한 필체나 용법으로 미뤄볼 때 아랫사람이 어떤 일을 처리한 뒤 그 결과를 윗사람에게 보고하는 식의 구술 형식을 띤 초기 문서 목간"이라고 설명했다.
양면 목간은 판독할 수 있는 글자 수가 적어 전체 내용을 해석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재로서는 숫자 8을 뜻하는 '八'(팔)과 '作'(작) 또는 '求'(구) 정도의 글자만 확인됐다.
![양면 목간 초분광 사진 확대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7/yonhap/20250807111313698jtqr.jpg)
연구소는 초분광 영상(Hyperspectral Imaging) 기술을 활용해 목간을 판독했다.
초분광 영상은 수백 개의 파장 정보를 동시에 담는 기겁으로 맨눈이나 적외선(IR) 분석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한 먹의 흔적까지도 정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실제 다면 목간의 경우, 적외선 분석으로 살펴봤을 때는 전체면 가운데 1면의 내용만 파악할 수 있었으나 초분광 영상으로는 3개 면을 식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소는 목간을 보존 처리하는 한편, 추가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목간에 쓰인 나무 종류를 분석한 결과, 두 목간 모두 소나무류로 확인됐다. 향후 고대 문서 제작에 사용된 목재와 활용 양상을 이해하는 데 주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사적 '함안 성산산성' 성벽 일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7/yonhap/20250807111313912awlt.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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