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과연 배당이 늘까? 주식시장에 좋을까?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2025. 8. 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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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미디어오늘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관련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년 정부 세법개정안이 발표되었다. 그중 언론 보도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다. 현재는 연 2000만 원이 넘는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과세가 적용된다. 그러나 정부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은 분리과세가 가능해진다. 분리과세는 세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결국 감세 조치다. 감세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배당소득에 대한 감세가 발표되었으니, '부자 감세'라는 비판 기사와 '주식시장 활성화'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란히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언론의 다양성 차원에서도 찬반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한겨레, 경향신문 등에서는 감세를 비판하는 보도를 다수 내놓았지만, 주식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감세가 부족하다는 기사들만 눈에 띈다. 감세를 시행하고도 찬성 여론이 실종된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감세가 부족하다는 언론의 주장은, 일부 의원이 발의한 법안보다 감세폭이 낮다는 데 근거한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성향에 따라 매우 다양한 세법개정안을 발의한다. 강한 증세에서 강한 감세까지 다양한 법안이 국회에 이미 제출되었다. 따라서 언론은 개별 의원안이 아니라 정부안을 중심으로 세제의 방향성을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현재 제도와 비교해 정부안으로 세수가 줄어들면 감세이고, 늘어나면 증세다. 이를 무시하고 개별 의원안과 비교해 감세·증세를 논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비판은 주로 '부자감세'에 대한 비판이다. 서민, 중산층의 소득의 근원은 노동소득이다. 부자들의 소득의 근원은 부동산이다. 그러나 초부자들의 소득의 근원은 주식이다. 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과 양도차익이 소득의 근원이다. 그런의미에서 주식 배당 관련한 감세는 '초부자 감세'라는 언론의 지적은 형평성 측면에서는 맞다.

반대로, 일부 언론은 이런 감세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식시장 활성화라는 경제적 효율성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고배당 기업의 배당에만 분리과세를 적용하면, 기업들이 배당성향을 높이게 되고, 이는 다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주장이다.

하지만 나는 형평성 문제를 넘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오히려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한국처럼 소유-지배 구조의 괴리가 큰 재벌 체제에서는 분리과세가 배당 유인을 제대로 확대하지 못한다. 한국의 재벌 총수들은 대부분 소수 지분만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예컨대 지분이 1%인 총수는 배당금의 1%밖에 가져가지 못한다. 반면, 자신이 100% 지배하는 계열사에 사내유보금을 쌓으면 그 돈은 사실상 전부를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즉, 한국 기업이 배당에 인색한 이유는 종합과세 때문이 아니라, 소유-지배 괴리라는 구조적 원인 때문이다. 배당을 늘리고자 한다면 감세보다 이 괴리를 해소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조치가 주식시장의 비효율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의 기본은 효율성이다. 주가보다 본질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면, 언젠가 그 기업의 주가가 본질가치만큼 주식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바로 주식투자의 근본이다. 즉, 주식시장이 충분히 효율적이어서 언젠가는 기업의 본질가치만큼 주식이 올라줘야 한다. 그런데 이번 분리과세 대상은 배당성향이 높은 특정 회사에 받은 배당만 대상이다.

▲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8월6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식 투자는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야 한다. 배당성향은 물론 재무적 정보, 또는 미래가치 등을 종합 분석해서 특정 회사의 본질가치가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국가의 조세제도가 비균등적으로 배당성향에만 세제 혜택을 준다면 미래가치, 배당성향 등의 시장에서 발생한 균형점이 국가의 조세제도로 인해 달라지게 된다. 조세 이론에 따르면 국가 조세제도가 시장에서 형성된 수요-공급 곡선에 영향을 주면 시장에 비효율이 생기고 초과부담(deadweight loss)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배당은 많지만 미래가치가 낮은 기업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반대로 배당은 적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의 주가는 저평가될 수 있다. 결국 조세제도가 왜곡된 투자를 유도하고, 시장 전체의 자원 배분 효율성을 저해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조세와 국가재정은 효율성과 형평성 양 날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조세의 형평성을 심각하게 무너뜨리는 제도라는 사실은 이견이 없다. 형평성에는 부정적이지만 만약 효율성을 크게 올릴 수 있다면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수요-공급곡선에 영향을 준다면 효율성에도 부정적이다.

그래서 증세 또는 감세를 할 때 시장의 효율성을 해치지 않고자 한다면 '조세중립성'이 중요하다. 과세 대상에 차별성을 줄여야 한다. 과세대상에 차별성이 없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기하니 배당소득 분리과세, 또는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 같은 비효율적인 제도가 생긴다. 사안이 복잡하고 꼬여 버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을 회복하는 것이다. 조세의 원칙은 무척 쉽고 간단하다. '소득있는 곳에 세금'이라는 쉬운 원칙을 통해 조세제도를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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