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틀어진 2층’이 포인트… 예술적 쉼 공간으로 초대합니다[자랑합니다]

지어진 지 10년이 훌쩍 넘은 작은 집은 붉은 고벽돌로 지어서 동화속 집 같다. 층고가 높고 아담한 크기라 뾰족집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나무로 된 문 위에 직접 도자기로 구워서 붙인 ‘시안 북스테이’ 간판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방이 노란 벽으로 둘러싼 공간이 나온다. 노란색이 마음속 여린 부분을 따뜻하게 비춰주는 것 같기도, 폭 안아주는 것 같기도 하다.
내부는 목재 가구로 채웠다. 아일랜드 식탁 밑의 찬장 문은 대갓집 대문을 닮았다. 냉장고를 가려둔 자수는 할머니가 결혼하며 혼수로 가져온 것이다. 어느 하나 빼놓기 아까운 이야기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준비된 식기는 동생이 직접 구운 도자기 컵이다. 손으로 만든 것들이라, 들여다볼수록 귀여운 면이 있다. 하루 종일 공들여 칠한 초록 싱크와 레이스로 마감한 난방기 덮개 등 우리 부모님의 손길이 공간의 구석구석에 닿았다.
공간의 묘미는 1층 거실의 큰 창이다.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창 앞에 앉으면 계절의 변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름에는 녹음이 들이치고, 낮은 나무 사이로 새가 날아다닌다.
겨울에는 창의 아랫부분을 덮을 정도로 함박눈이 오곤 한다. 그러면 한참을 바라보다가, 깨끗한 눈 위로 첫 발자국을 남기면서 정원으로 나간다. 주홍빛으로 익은 감 위의 눈을 털어내고 한 입 먹는다.
서울에서 세 번 정도 이사를 하면서 그때마다 책들을 시안으로 옮겼다. 자연스럽게 시안은 책 읽는 공간이 됐다. 생일을 맞아 나를 위한 책 출판을 위해 출판사 등록을 하면서, 시안을 주소지로 등록했다. 이 두 상황을 엮어서 작가가 운영하는 북스테이라는 콘셉트로 숙소로 오픈했다.
옆의 큰 집은 시안 갤러리다. 외장재로는 흰 벽돌을 사용했다. 방송에서 주요하게 다룬 것처럼 2층이 30도 틀어져 있다. 그러면서 건축 비용도 시간도 대폭 늘었다. 부부 사이도 같이 틀어질 뻔했다. 지금은 다행히도 들인 에너지와 비용만큼 가장 두드러지는 건축 포인트가 됐다.

내부는 흰색과 회색으로 마감하고, 외장재인 흰 벽돌을 내부 인테리어에도 사용했다. 흰 벽돌 아치가 폴딩 도어가 끝나는 지점에서 불쑥 집으로 꽂아 들어온 느낌으로 서 있다. 아치 벽을 기점으로 단차를 둬서 공간을 분리했다. 모던하지만, 심심하지 않게 기획했다.
외부의 도자기 가마실과 연결되는 문 앞에 달 조명이 걸려 있다. 그 앞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두 벽면이 통창으로 되어 있다. 유리문을 열고 테라스로 나가면, 광덕산 뷰가 한눈에 들어온다. 눈을 가득 채우는 자연에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이다.
낮에는 햇살을 가리기 위해 동대문 원단 시장에서 맞춤 제작한 개나리색 커튼이 둘러져 있고, 끝나는 지점엔 다시 달 조명이 하나 더 있다. 통창 맞은편은 조립식 공간이 펼쳐진다. 한지 느낌의 판과 목재로 제작된 문으로 공간을 두 개, 세 개로 분리할 수 있다. 그 옆에는 녹음이 들이치는 큰 창문과 스테인리스 싱크가 있는 부엌이 있다.
시안 갤러리 1층으로 내려오면 엄마는 매주 월요일마다 도자기 클래스를 운영하고, 동생과 계속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 북스테이에 오는 손님들도 흙장난을 할 수 있고, 원하면 비용을 받고 도자기로 구워주기로 했다.
가을부터는 레일들에 그림을 걸고, 전시 공간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갤러리보다는 누구나 쉽게 들어와 담소를 나누고 그림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다.
어떤 모습이 될지 다양하게 상상하고, 가구와 물건을 배치해 본다. 머리속 상상들 중 일부는 벌써 실제가 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넓은 땅 위에 두 채의 집이 순서대로 지어지고, 그곳에서 가족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예술적 쉼이 있는 곳, ‘시안 CYAN’의 소식은 @cyan_gallery.house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 가족의 10여 년의 도전과 실수, 서로 의지하며 나아간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시안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딸 박세희(귤껍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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