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실내 온도, 너무 높거나 낮으면 ‘집중력’ 떨어진다 [건강한겨레]

윤은숙 기자 2025. 8. 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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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일상이 된 시대…실내 온도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기온 21도→32도 때 ‘시험 성적 15% 하락’
고온 노출 때 ‘수면 부족 위험’ 20.1% 증가
너무 낮으면 ‘냉방병’ 두통·피로 등 악화
“에어컨 사용 때 24~26도 유지가 좋아”
실내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집중력과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고려대 안암병원 윤지현 교수는 “실내 온도를 24~26도로 적절히 조절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공급, 가벼운 운동을 통해 전신 컨디션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폭염이 일상이 된 시대, 현대인의 생활 방식도 바뀌고 있다. 많은 이가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며, 그 비중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실내 온도와 습도 같은 온열 환경을 단순한 ‘쾌적함’의 문제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는 큰 오산이라고 지적한다. 집중력, 생산성, 수면, 면역력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실내 환경에 따라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연구팀은 2018년 뉴욕시 공립 고등학생 약 100만 명의 시험 결과와 날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21도에서 32도로 상승할 때 시험 성적은 평균 15% 하락했고, 과목 통과율은 10.9% 줄었으며, 졸업 가능성도 2.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교육 형평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로 주목받았다.

같은 맥락에서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는 사무직 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2006년)을 통해 실내 온도와 생산성의 관계를 밝혔다. 분석 결과, 실내 온도 22도에서 업무 효율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24도를 넘어서면 생산성이 유의미하게 하락했다. 30도에 이르면 약 8.9%까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두뇌가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열역학적 최적 온도는 21~22도”라며 이를 초과하면 체온 조절과 불쾌감 해소 등에 에너지가 소모돼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주의 집중뿐 아니라 수면의 질도 실내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하버드대학 의대 마커스 노화연구소 아미르 바니아사디 교수팀은 65살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섭씨 20~24도에서 주의 집중력이 가장 높았고, 4도 이상 높거나 낮을 경우 주의력은 절반 수준으로 저하된다고 밝혔다. 같은 기관의 다른 연구에서는, 야간 온도가 25도에서 30도로 올라가면 수면 효율이 5~10% 줄어든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로 인해 다음날 △인지 기능 저하 △활동량 감소 △스트레스 증가 △혈당 반응 악화 △우울감 증가 등의 악영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면 효율 저하는 술, 니코틴, 만성 통증의 영향 수준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2025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중국 남방의료대학 연구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약 23만 명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온이 10도 상승할 때마다 수면 시간이 평균 9.7분 줄고, 깊은 수면(비렘 3단계)은 3.6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마트 기기의 생체신호 분석을 통해 고온 노출 시 수면 부족 위험이 20.1%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유럽은 여전히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20%에 불과해 “더 많은 냉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한국은 가구당 에어컨 보급률이 9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여름철이면 오히려 지나친 냉방에 따른 건강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냉방병’이다. 이는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벌어지거나 장시간 냉방에 노출될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감기와 비슷한 두통, 피로, 어지럼증, 위장 장애, 생리통 악화 등이 주요 증상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윤지현 교수는 “냉방병이 장기화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으로 만성 피로나 소화기 장애가 지속될 수 있다”며 “천식,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냉방병은 대부분 충분한 휴식과 냉방기 사용을 줄이면 자연적으로 나아진다. 윤 교수는 “실내 온도를 24~26도로 적절히 조절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공급, 가벼운 운동을 통해 전신 컨디션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에어컨 필터를 2주마다 청소하고, 2~4시간마다 5분 이상 환기하며, 긴소매 옷이나 얇은 담요를 준비해 찬 공기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나치게 찬 음식이나 음료 섭취를 제한하고, 수면 시에는 배를 따듯하게 덮고 취침하는 것도 냉방병 예방에는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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