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사람" 김건희에 경향신문 "소가 웃을 일"

박재령 기자 2025. 8. 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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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중앙 "김건희 말 누가 믿겠나" 동아 "법적 책임 덜기 위한 방어용 발언"
주식 차명거래 의혹 이춘석에 경향 "탈당 아닌 의원직 사퇴로 책임져야"
'민주당은 김어준 퍼스트' 기사 낸 조선 "김어준 민주당 상왕이냐는 말 나와"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출석하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이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공개 출석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특검에 출석하며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정권과 대통령 망치고서야 사과했다”며 “늦어도 너무 늦었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이제와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니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7일자 아침신문 1면은 포토라인에 선 김건희 여사 사진으로 채워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10시23분 시작된 특검 조사는 오후 5시46분에 종료됐다. 김 여사는 오후 8시55분에 귀가했으며 특검팀은 김 여사 관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 청탁 로비 △반클리프 목걸이 등의 의혹을 주요 쟁점으로 두고 조사했다.

▲ 한겨레 7일자 1면 사진기사.

신문들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밝힌 김 여사 입장에 주목했다. <김건희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혐의 모두 부인>(조선일보), <의혹 16개 김건희 “난 아무것도 아닌 사람”>(중앙일보), <김건희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죄송”>(경향신문) 등이다. 이외에 <영부인서 피의자로 특검 소환된 김건희>(국민일보), <포토라인 선 '피의자' 김건희>(한겨레) 등의 표현이 제목으로 나왔다.

“내조만 하겠다 했는데 그 반대로만 했다”

조선일보는 7일 <정권과 대통령 망치고서야 사과한 김건희> 사설을 내고 “김 여사가 3년 전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처신을 바로했다면 지금 대통령은 윤석열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여사는 '당선되면 내조만 하겠다'고 했는데 그 반대로만 했다. 주위에서 이러면 안 된다고 충언한 사람들은 대부분 쫓겨나거나 스스로 그만뒀다”고 지적했다.

▲ 7일자 조선일보 사설.

느닷없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도 김건희 여사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선일보는 “김 여사 문제로 윤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국민의힘 분열로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될 위험이 커지자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극단적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많은 선의의 고언을 분노로 대답하고 전부 무시했다. 이성을 잃은 막무가내 '부인 구하기'가 정반대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김건희 말 누가 믿겠나> 사설에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말은 의례적으로 자신을 낮춘 것일 수 있지만, 각종 비리 의혹의 중심이 될 만한 '권력자'가 아니라는 뜻도 된다”며 “그런데 윤석열 정권에서 김 여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이 정도로 많은 구설수에 휩싸인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김 여사가 사실상 'V0'라고 불렸다는 걸 다시 언급했다. 7일자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발언을 두고 “법조계에선 몸을 낮춘 표현이라기보다 법적 책임을 덜기 위한 방어용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 부인이었지만 공직자 신분은 아닌 만큼 뇌물수수나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어떻게 자신을 포장하든 김 여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V0'로 불렸을 정도로 권력의 최정점에 서 있었던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등 5명에게만 지급된 보안 A등급의 비화폰까지 지급받아 썼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김 여사가 '국정농단'을 벌였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7일 <특검 출두한 김건희, “아무 것도 아닌 사람” 소가 웃는다> 사설을 내고 “전직 대통령 윤석열을 호가호위하며 대통령 이상의 권력을 누린 자가 이제 와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니, 소가 웃을 일이다. 김씨 말처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국정을 쥐고 흔들었으므로 그게 바로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이춘석, 탈당 아닌 의원직 사퇴로 책임 져야”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 차명거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춘석 의원에 대해 지난 6일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이 이를 7일자 1면에 실었다. 반면 조선일보는 <이춘석 '손절'한 與 더 센 추미애 등판> 기사를 1면에 내면서 이춘석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추미애 의원이 지명됐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겨레는 <민주당, 이춘석 제명으로 끝낼 순 없다> 사설을 내고 “'꼬리 자르기'하려 해선 안 된다. 야당보다 여당이 더 적극적으로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번 일은 이재명 정부의 주식시장 투명성 제고 노력과 '코스피 5000 시대' 기치에 물을 흐리고, 정부·여당의 각종 개혁 동력마저 약화시킬 수 있다”며 “윤리특위가 이 의원 사안을 1호로 심사할 수 있도록 앞장서기 바란다”고 했다.

▲ 7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7일자 사설에서 “이 의원은 탈당이 아니라 의원직 사퇴로 응분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지금 정부·여당은 민주화 이후 가장 강력한 행정·입법 권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정 동력이 국민의 신뢰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여권 고위 인사가 국정운영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로 제 잇속을 채우려 한다면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특검이 수사하는 게 맞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춘석 의혹, 야당 추천 특검이 수사해야>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후보 비서실장으로 이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며 “아무리 대통령이 엄정 수사를 주문했다고 해도 경찰이 대통령 측근의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리라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했다.

민주당은 김어준 퍼스트? 유튜브 다룬 조선·중앙

조선일보가 7일자 6면에 <민주당은 '김어준 퍼스트'>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는 정청래 대표가 “당선 후 첫 인터뷰 매체로 김씨 유튜브를 택한 것”이라며 “야권에서는 '김씨가 민주당 상왕(上王)이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최민희 의원이 방송법 통과 직후 딴지일보 게시판에 글을 올려 관련 소식을 전한 것도 기사에서 언급됐다.

조선일보는 “이번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내 '김씨 지지층이 정 대표를,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이 박찬대 후보를 밀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 대표와 김씨는 가깝게 움직였다”며 “여권에선 김씨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주 시청자로 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220만 명이고 라이브 방송 땐 수만에서 수십만 명이 접속한다. 이에 국회의원이 정치 후원금이 모자라서 후원 계좌를 들고 김씨 유튜브에 출연하면 그날로 후원금이 채워지기도 한다”고 했다.

▲ 7일자 조선일보 6면 기사.

중앙일보는 진중권 광운대 교수의 <정당 안의 아스팔트> 칼럼을 실었다. 진중권 교수는 칼럼에서 정청래 대표의 당대표 선거 승리를 놓고 “'명심을 누른 어심(김어준의 마음)'이라는 얘기가 나오나, 이번 선거는 '명심 대 어심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조직으로서 정당 대 네트워크로서 정당의 대결'에 가깝다. 즉 유튜브 정당이 전통적인 오프라인 정당을 접수해 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중권 교수는 “이는 민주당만의 현상이 아니다. 유튜브 방송이 정당정치를 집어삼키는 현상은 국민의힘에서 나타나고 있다. '꽃보다 전한길'이라는 유튜브 계정(구독자 123만)을 운영하는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는 또 다른 계정('전한길 TV')의 구독자 10만 명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국민의힘을 접수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 7개월 동안 요란하게 해왔던 '윤 어게인 운동'을 이제 아스팔트 위에서 당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얘기”라고 했다.

진 교수는 “'친윤-반윤'의 대립으로 짜였던 전당대회 구도가 졸지에 '친길-반길'의 수준으로까지 떨어져 버렸다”면서 “탄핵을 두 번 당한 정당에서 선거란 선거엔 줄줄이 패하고도 이상하게 변화의 조짐이 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당원과 지지자들의 정치적 학습을 그동안 당이 아니라 유튜브가 대신해왔기 때문이다. 정치의식 자체가 유튜브로 형성되다 보니, 당원과 지지자들의 적어도 과반이 그 운영자들의 극단적 사고에 거의 '세뇌' 당한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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