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현재라면 호주는 미래"… 한-호주 군사·방산 협력이 중요한 이유
<3> 국방-방산 : 세계 6위 군사력, 4대 방산 수출국 노린다
K방산 수출 실적, 폴란드 의존도 높아
연합훈련하는 호주 '미래 교두보' 삼아야
"단순 무기 구매 아닌 파트너십 관계 중요"
한-호주 연결고리 '보훈 외교' 적극 활용해야

"폴란드가 K방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렸다면, 우리가 이제부터 개척해야 할 곳은 호주다."
한 정부 관계자는 K방산이 글로벌 4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호주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폴란드에서 K방산이 '잭팟'을 터뜨릴 수 있었던 과정을 살펴보면 이유는 명확하다.
K방산이 국제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안보 위협을 느낀 폴란드가 최대한 빨리 국방력을 키우기 위해 K방산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러-우전쟁 발발 5개월 만에 한국과 약 40조 원(탄약·부품 포함 추정액)에 이르는 대규모 방산 계약을 체결했다.
덕분에 2021년 73억 달러였던 K방산 수출액은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173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말 그대로 '폴란드 효과'였다. 다만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으면 지속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K방산 성적표는 95억 달러로 목표치인 200억 달러는커녕 전년도인 2023년(135억 달러) 실적에 크게 못 미쳤다.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이 지연된 탓이었다.

물론 폴란드를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거점으로 삼아 노르웨이, 루마니아 등 인접국으로 시장을 확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유럽의 주요 방산 수출국들이 한국에 자신의 안방을 고스란히 내줄리는 만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편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국방력 강화에 나선 호주는 이른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가치 공유국'이다. 다국적 연합훈련뿐만 아니라 2012년부터 양국 간 합동 군사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서로 무기 체계를 운용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파이브 아이즈, 오커스, 쿼드 등 호주가 맺고 있는 다자협의체 국가와 연결고리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30일 호주 캔버라에서 만난 맬컴 데이비스 호주 전략정책연구원 수석 연구원 역시 이런 점들에 기반해 양국 간 군사·방산 협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은 단순한 무기 구매 대상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라며 "외교·안보·산업 협력 등 다방면에서 긴밀한 관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이 최대 10조 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탈락한 배경에 대해서도 양국 간에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호주는 단지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략적 파트너십과 외교적 관계를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5일 이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호주와 일본은 2022년 '신 안보 공동선언'에 서명하며 양국 관계를 준동맹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인식해 지난해부터 한-호주 국방·방산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양국의 관계 강화에 힘쓰고 있다. 다음 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리는 올해 콘퍼런스에선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양국 간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호주의 군사 역량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방산 수출에서 경쟁국보다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한국만의 강점인 '보훈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31일 호주 타운즈빌에 위치한 호주왕립연대 3대대를 방문했다. 6·25 전쟁에 참전해 중공군의 침략을 지연시킨 '가평 전투'를 치렀던 부대다. 이들은 매년 가평 전투 종료일인 4월 24일을 '가평데이'로 지정해 추모식을 가지며, 부대 내 박물관엔 6·25 전쟁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대전차 무기 등 다양한 전시물로 채워진 '한국관'이 마련돼 있다.
이 부대의 댄 엘리스 대대장은 "호주 군인들은 한국 전쟁의 기억과 역사를 굉장히 소중하게 여긴다"며 "한국과의 연합훈련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헌츠맨(호주형 K-9 자주포)과 레드백을 운용하게 될 텐데, 이 둘은 그 어떤 조합보다도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캔버라·타운즈빌=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김건희 특검 조사 종료 '묵묵부답' 속 귀가 | 한국일보
- [단독] "누구도 날 지켜주지 않는다"… 채 상병 사건 후 뚝 끊긴 軍 대민 지원 | 한국일보
- 애즈원 이민, 2000년대 빛낸 별… 안타까운 사망 | 한국일보
- 文 "정치인 사면한다면 조국도 해 달라"… 대통령실에 요청 | 한국일보
- 김문수도 '전한길 면접' 앞으로… 컷오프 앞두고 강성 당심 잡기 | 한국일보
- 역대 대통령 호감도 노무현·박정희·김대중... 이대남은 이명박 꼽기도 | 한국일보
- '변호사' 천하람 "김건희, 최악의 의뢰인 유형" | 한국일보
- "진짜 죽었나 보려고"…대전 교제살인범, 빈소 찾았던 이유는 | 한국일보
- 북한군 내 동성애?… "식당 앞에서 키스도" 러 포로 증언 | 한국일보
- [단독] 건진법사, '건희2'에 대통령실 명단 8명 보내며 "사모님께 부탁드렸다"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