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과 통화 녹음 추궁에… “정황 증거일 뿐 주가조작 몰랐다”

6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민중기 특검팀 조사는 티타임 없이 곧바로 시작됐다. 특검팀 한문혁 부장검사가 김 여사의 이름과 나이, 주소 등을 묻는 인정신문 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했다. 이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 ‘건진 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부장검사들이 돌아가며 김 여사를 조사했다.
김 여사는 이날 특검에 출석하면서 포토라인에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특검 조사에선 범죄 혐의들을 전면 부인하며 적극적으로 자기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죄가 될 수도 없다고 한 것이다.

◇특검, ‘주가조작’ 미리 알았나 추궁
특검이 이날 처음으로 조사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앞서 유죄가 확정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2010~2012년 주가조작 범죄에 김 여사가 전주(錢主)로 가담한 공범인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김 여사는 앞서 4년 6개월 동안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이 작년 10월 ‘혐의 없음’ 처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주가조작을 하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서울고검이 찾아낸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녹음 파일을 근거로 “사전에 알았으니까 40%나 수익을 주기로 한 것 아니냐”고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여사는 “정황 증거일 뿐 직접 증거가 될 수 없다” “다른 피의자들도 김 여사가 몰랐다고 증언하지 않았느냐”며 반박했다고 한다. 주가조작 세력이 연락을 주고받은 후 7초 만에 김 여사 계좌에서 주식 8만주가 매도된 이른바 ‘7초 매매’에 대해서도 김 여사는 “우연의 일치”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가성 공천 개입 vs 단순 의견 개진
특검은 이날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도 추궁했다. 윤·김 두 사람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는 김영선 전 의원이, 2024년 4월 총선 때는 김상민 전 검사가 각각 국민의힘 경남 창원 의창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특히 김 전 의원의 경우 명태균씨가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 전 대통령 측에 68차례 여론조사 결과(3억1800만원 상당)를 무상으로 제공한 대가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지원했고, 실제 공천이 성사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김 여사는 “여론조사는 명씨가 자체적으로 해서 단순하게 공유했을 뿐, 우리 부부가 지시하지도,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 등에게 김 전 의원 공천에 대한 의견을 나타냈을 뿐”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김 전 검사 공천 문제와 관련해서도 “선거운동을 도와주라고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김 여사 측은 “선거법이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 기획 참여’ 행위는 아니었다” 같은 주장을 폈다고 한다.
◇金 “蔘은 탈 나서 먹지도 않는다”
특검은 윤영호(구속)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22년 4~7월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등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면서 ‘건진 법사’ 전성배씨에게 건넨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총 2000만원대의 샤넬백 2개, 천수삼 농축차 등을 김 여사가 수수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는 “선물을 받기는커녕 본 적도 없다. 삼(蔘) 종류는 체질에 맞지 않아 탈이 나서 먹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 여사 측은 윤 전 대통령 취임 전후로 대통령실이 전씨에게 ‘대통령 부부 이름을 팔고 다니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시 착용했던 6000만원대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재산 신고하지 않은 점,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 경위도 따졌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는 “목걸이는 2010년쯤 홍콩에서 산 모조품으로 200만원이 안 되고 어머니(최은순씨)에게 선물했다가 빌린 것”이라고 했다. 허위 사실 공표 혐의는 “신한투자증권 계좌에 대해서만 말한 것이라 손해를 본 게 맞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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