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권과 대통령 망치고서야 사과한 김건희

조선일보 2025. 8. 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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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특검에 출석했다. 공천 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건진 법사 청탁 의혹 등 그에게 적용된 수사 대상만 16가지다. 사실로 입증될 경우 중대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김 여사는 상당수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김 여사의 통화 녹음까지 나와 있다.

김 여사는 특검에 출석하면서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사과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김 여사가 2022년 친북 인물에게서 300만원대 디올백을 받은 사건이 불거졌을 때 많은 인사와 언론이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그는 철저히 무시했다. 그런 오만은 다른 의혹들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고 계엄과 탄핵, 특검까지 오게 됐다. 김 여사가 3년 전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처신을 바로했다면 지금 대통령은 윤석열일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자폭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김 여사 특검법 문제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여사 문제로 윤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국민의힘 분열로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될 위험이 커지자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극단적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많은 선의의 고언을 분노로 대답하고 전부 무시했다. 그러다 이제 몇 배의 강도로 특검 수사를 받게 됐다. 이성을 잃은 막무가내 ‘부인 구하기’가 정반대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김 여사 범죄 혐의는 특검 수사로 드러나겠지만 김 여사가 끼친 더 큰 해악은 따로 있다. 아무런 공적 권한이 없는 사람이 사실상 대통령 노릇을 하다시피 했다. 김 여사가 공직 인사에 관여한다는 소문은 정권 초부터 관가에 정설로 통했다. 집무실에서 결정된 인사가 대통령의 퇴근 후 관저에서 뒤집혔다는 말까지 나왔다. 심지어 김 여사가 고위 공직 후보자에게 내정 사실을 통보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국가 기밀을 다루는 대통령과 군·정보기관의 극소수 공직자만 사용하는 비화폰을 쓴 사실도 드러났다. 김 여사에게 비화폰이 제공됐다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김 여사는 “당선되면 내조만 하겠다”고 했는데 그 반대로만 했다. 주위에서 이러면 안 된다고 충언한 사람들은 대부분 쫓겨나거나 스스로 그만뒀다. 그런 불통으로 인해 결국 윤 전 대통령은 탄핵되고, 정권을 잃고, 지금의 특검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는 이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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