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8개월만에… 부평공장 불 켜지고 이야기 맞춰진다
한국지엠 아카이빙 전시회 준비
1세대 ‘쉐보레 트랙스’ 분해·기록
“부평2공장 문 닫은 사실 잘 몰라”
역사와 가치 되짚어 볼 기회 의미

문이 닫힌 한국지엠 부평2공장의 조명이 2년 8개월 만에 다시 켜졌다. 부평2공장은 국내 최초의 현대식 완성차 생산공장이다. 이곳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기 위한 아카이빙 작업의 일환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마지막 차종을 분해하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6일 찾은 인천 부평구 청천동 한국지엠 부평2공장에서는 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 1세대 모델의 분해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국지엠 정비교육센터 소속 정비사 2명이 전날부터 부속품을 하나씩 해체하며 그 과정을 촬영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해체는 조립 순서와 정반대로 진행되는데, 차량의 문과 시트·대시보드 등은 이미 탈거돼 공장 한쪽에 해체된 순서대로 정리됐다. 작업 이틀째인 이날은 타이어와 엔진 등 차량의 핵심 부품을 떼어내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 작업은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와 부평구문화재단, 경인콜렉티브가 지난 5월 협약을 맺고 추진 중인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사업’의 일환이다. 1962년 국내 최초의 현대식 완성차 생산공장으로 들어선 한국지엠 부평2공장의 산업적 가치를 시각 예술 작품으로 기록해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오는 9월26일 열리는 아카이빙 전시회를 앞두고 부평2공장에서 생산된 마지막 차종인 트랙스 1세대 모델의 해체 작업을 통해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흔히 아카이빙은 과거를 기록한 자료를 수집·보존해 재활용하는 활동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번 작업은 부평2공장의 과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차량 해체 작업과 자동차공장과 관련된 예술 작품을 제작하고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인천 부평구 한복판에 3년 가까이 가동을 멈춘 공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취지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아카이빙 사업을 공동 기획한 부평문화재단 우사라 팀장은 “부평2공장이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공장 역사를 단순히 나열하는 형태의 아카이빙보다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부평2공장의 이야기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경인콜렉티브는 공장 내에 카메라 6대를 설치해 다양한 각도에서 차량의 분해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12월 가동이 중단된 부평2공장에 전력을 공급하고 조명을 켜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김은희 경인콜렉티브 대표는 “한국지엠이 최근 여러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부평2공장의 역사와 가치를 되짚어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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