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 수사망 피해갔던 김건희···특검 첫 소환서 ‘도이치→명태균→건진법사’ 조사
부정적 여론 의식, 특검과 각 세우지 않으려는 듯
김건희, 진술거부권 행사하지 않았지만 ‘혐의 부인’

윤석열 정부 출범 전부터 제기된 갖가지 의혹에도 제대로 된 조사를 받지 않았던 김건희 여사가 6일 첫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윤석열 정부에선 검찰의 ‘비공개 출장조사’를 받으며 특혜 비판을 받았으나 이날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공개 소환돼 포토라인 앞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2일 본 수사 개시 이후 35일 만에 특검팀이 김 여사를 대면조사 하면서 수사가 사실상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쯤 특검에 출석했고, 오전 10시23분부터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오후 5시46분까지 7시간23분 동안 이어졌다. 오전엔 쉬지 않고 1시간36분 동안 조사가 진행됐다. 1시간가량의 점심을 제외하고 오후에도 조사가 진행됐다. 김 여사는 조사 도중 수차례 10~30분 가량 휴식했다.
김 여사는 이날 특검에 출석하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특검에 출석하면서 사과하지 않고 중간에 조사를 거부해 일시 중단되기도 한 것과는 다른 대처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오후 휴식시간 도중에 “특검 측 검사님들께서 여러모로 배려해주셔서 조사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입장을 내기도 했다. 자신에게 쏟아진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하면서 특검과 각을 세워봤자 득 될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검팀이 이날 첫 소환조사에서 집중적으로 물은 사건은 크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세 가지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명태균 게이트→건진법사’ 등 먼저 발생한 사건부터 최근에 불거진 사건 순서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수사가 진척된 순서이기도 하다. 애초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도이치모터스와 명태균 게이트 사건에서 김 여사에게 여러 차례 소환조사를 통보했지만 김 여사는 응하지 않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특검은 김 여사를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날 조사에서 특검은 서울고검 재수사팀에서 새롭게 확보한 ‘김 여사-미래에셋 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고 주가조작 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화 녹취에는 ‘계좌 관리자 측에 수익의 40%를 줘야 한다’ 등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한 정황이 담겼다. 또 주가조작 1차 주포로부터 받은 “김 여사에게 보낸 4700만원이 ‘주식 손실보전금’이었다”는 진술도 제시하며 주가조작 가담 여부를 조사했다.
김 여사는 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 개입 의혹에선 뇌물,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 등을 받는다. 이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2021년 6월부터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 메신저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명씨로부터 여러 차례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은 2022년 보궐선거에 이어 지난해 총선까지 이어졌다. 특검은 공천개입이 명씨가 제공한 여론조사의 대가성으로 본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를 대상으로 대선 전 명씨에게서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경위부터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진법사 청탁의혹과 관련해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조사가 진행됐다. ‘돈의 출발지’로 지목된 통일교 측에서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에게로 흘러간 청탁용 선물의 실물 확보는 아직이지만, 김 여사로 연결되는 길목에 있는 두 전직 행정관과의 연결고리에 집중해 청탁 흐름을 살폈다. 특검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확보한 ‘6220만원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1000만원대 샤넬 가방’ 구매 영수증 등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 여사 측은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에서 착용한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총 1억원대에 달하는 고가의 장신구에 대한 재산신고를 누락한 것도 “모조품”이라는 해명을 되풀이했다. 또 김 여사 측은 “어머니 최은순 씨에게 모조품을 선물했고, 순방 때 빌려서 착용했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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