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쿠폰 ‘착한’ 소비, 청소년 10명에 책 나눔
연수구 독립서점, 선착순 이벤트
선결제 손님 “좋은 기억 주고파”
16800원 한도 내 자유롭게 선택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인천지역 청소년에게 책을 선물한 이웃이 있어 눈길을 끈다.
6일 오전 찾은 인천 연수구의 독립서점 ‘열다책방’. 초록색 편지지에 ‘방학 막바지 뜻밖의 선물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메모가 눈에 띄었다. 열다책방은 지난 5일부터 청소년 10명에게 책을 무료로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메모의 주인은 책을 받아간 ‘청소년 손님’이다.
전날 친구와 함께 첫 번째로 책을 선물받은 전현태(18)군은 “평소처럼 책방에 왔는데 책방지기님이 공짜로 책을 준다고 해 놀랐다”며 “무료 나눔 행사는 많지만 책을 나눠주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와 저에게 깜짝 선물을 주신 분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청소년 손님들이 뜻밖의 책 선물을 받게 된 것은 책방 단골손님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받은 15만원 전액을 선결제해준 덕분이다.
이같은 선행을 베푼 박소연(49·인천 연수구)씨는 “4인 가족이 소비쿠폰을 모두 받아 금액이 꽤 됐고, ‘내가 받은 금액 정도는 남을 위해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방 선결제를 결심했다”고 했다.
그가 ‘열다책방’을 선결제 장소로 선택한 이유는 동네 책방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박씨는 “아이들이 우연히 선물 받은 책을 통해 위안을 얻고, 책을 직접 고르며 자신만의 취향을 키워 나갔으면 하는 취지”라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동네 책방이 아이들에게 익숙하고 편한 장소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했다.
열다책방은 만 13~19세 손님 중 선착순 10명에게 ‘1만6천800원’ 한도에서 책을 직접 골라 가져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박씨가 결제한 15만원에서 부족한 차액은 책방이 부담할 계획이다.
김은철(41) 열다책방 대표는 “단골손님의 선결제에 ‘우리 책방을 믿어주시는구나’ 하는 감사함을 느꼈다”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웃에게 책을 선물 받은 청소년 손님들은 누군가 나의 독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청소년 서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에도 관심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값 일부를 부담하기로 했다”고 했다.
행사 이틀째인 6일 기준 2명의 청소년이 책을 받아갔다. 책을 받고 싶은 청소년은 학생증, 청소년증 등을 지참한 후 책방에 방문하면 된다.
책을 선물 받은 두 청소년이 매우 기뻐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박씨는 “아이들에게 아주 자그마한 선물을 했다고 생각한다. 책 1권을 구매할 때 누군가를 위해 책 1권을 선물하는 방식 등으로 소비쿠폰 선결제 문화가 이어져도 좋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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