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교환에 계열사 동원까지…진화하는 ‘자사주 꼼수’

김남석 2025. 8. 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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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식(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발의되고, 관련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보유 자사주 처분도 빨라지고 있다.

다만 소각이 아닌 우호기업과의 자사주 교환이나 계열사 매도 등 사들였던 자사주를 다시 되살리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서로의 자사주를 맞교환하거나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계열사에 파는 곳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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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식(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발의되고, 관련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보유 자사주 처분도 빨라지고 있다. 다만 소각이 아닌 우호기업과의 자사주 교환이나 계열사 매도 등 사들였던 자사주를 다시 되살리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자기주식처분을 결정하거나 처분을 마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64곳(중복 제외)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곳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최근 한 달간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곳은 13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소각을 결정한 기업은 12곳 뿐이었다.

나머지 기업들은 자사주를 시장에 재매각하거나 임직원에게 지급하고, 자사주를 기반으로 한 교환사채 발행, 사내 기금 출연 등으로 자사주를 되살렸다. 회사가 매입한 자사주는 배당이나 의결권이 없는 반면 시장에 다시 풀릴 경우 보통주로 취급돼 주주환원 효과가 사라진다.

기업이 서로의 자사주를 맞교환하거나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계열사에 파는 곳도 나왔다. 그동안 자사주 처분 과정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결정이다.

코스닥 상장사 하이비젼시스템은 최근 코스피 상장사 세방과 서로간의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세방이 자사주 28만7144주를 하이비젼시스템에 넘겼고, 하이비젼은 29만8842주를 줬다. 양사는 이차전지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전략적 사업 협력을 강화할 목적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협력 관계를 위해 서로의 자사주를 교환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과거 네이버가 미래에셋증권 등과 자사주를 교환하며 ‘사업기회 확장’을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목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으로도 대주주 등의 실질적 지분율을 높일 수 있지만, 자본과 지분율을 동시에 유지하는 방법으로 ‘자사주 스왑’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최근 나타난 지분스왑 역시 이미 수년 전부터 공급계약을 체결한 양사가 굳이 서로의 지분을 보유할 당위성이 떨어지고, 시기 역시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드림시큐리티는 지난해부터 사들인 자사주 중 일부만 소각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8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밝혔지만 100만주는 계열사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소각주식의 처분단가보다 계열사에 더 비싸게 주식을 넘기기도 했다.

일부 기업들은 비상장사나 개인 투자자에게 자사주를 팔았다. 자사주를 개인 투자자에게 넘기면 현행법상 이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을 수 있다. 비상장사 역시 공개된 정보가 없어 투자자는 회삿돈으로 사들인 주식이 어디로 갔는지, 제 가격에 팔았는지 알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오너 등 회사 경영진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입맛대로 사용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각이 당연시된 외국과 달리 자사주를 회사의 자산으로 취급하는 관행이 여전히 만연하다는 것이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회삿돈으로 주식을 주주로부터 샀는데 이게 없어지지 않고 경영진은 이를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자산으로 볼 수 없는 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다고 대놓고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경영진은 그 활용법을 떠오르는데,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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