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500억 달러 마음대로 쓸 수 있어"… 무역 합의 내용 달라지자 당황한 일본

류호 2025. 8. 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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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미국의 관세 부과가 무역 합의 내용과 달라지자 불안에 휩싸였다.

6일 일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측 관세 협상 장관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담당장관은 전날 무역 합의 내용을 대통령령에 반영하고자 미국에 도착했다.

일본은 지난달 22일 미국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면서 25%의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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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령 특별 조치에 일본 빠져
아카자와 "미국의 실수" 서둘러 방미
일본서 "합의 잘못한 거 아니냐" 논란도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도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미일 무역 합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일본 측 관세 협상 장관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담당장관.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이 미국의 관세 부과가 무역 합의 내용과 달라지자 불안에 휩싸였다. 양측은 지난달 무역 합의 직후부터 자국에 유리한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는데, 결국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관세 발효일(7일)을 맞이하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합의 내용과 다른 부분을 수정하겠다며 미국과 추가 협상 준비에 들어갔다.

6일 일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측 관세 협상 장관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담당장관은 전날 무역 합의 내용을 대통령령에 반영하고자 미국에 도착했다. 그는 미 워싱턴 인근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가) 미국 측 각료로부터 들은 내용과 다르다"며 "경위를 들은 뒤 합의한 내용을 실현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카자와 장관이 말한 다른 내용은 '자동차 관세 인하'와 '15% 관세 일률 적용'이다. 일본은 지난달 22일 미국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면서 25%의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기존 세율이 15% 미만인 품목에는 15%의 상호관세만 부과되며, 세율이 15%를 넘은 품목에는 상호관세를 별도로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공개된 미국 대통령령과 세관 당국 문서에는 이 같은 특별 조치가 적용되지 않았다. 아사히는 "지난달 31일 서명된 (관세 관련) 대통령령 부속 문서에는 특별 조치 대상에 유럽연합(EU)만 한정해 표기됐고, 미국이 지난 5일 공표한 대통령령 부속 문서 내용도 이와 같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일본이 가장 공을 들인 자동차 관세는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 미국 측이 발효 시기조차 제시하지 않아 세율이 언제 내려갈지 오리무중인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워싱턴 백악관 웨스트 윙 옥상에서 기자들을 향해 손을 모아 말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사무적인 실수"라며 당황한 표정을 애써 숨기는 모습이다. 미국이 실수로 빠트린 게 아니라면 양측이 합의 내용을 전혀 다르게 해석한 꼴이 된다. 일본 야당은 "합의가 제대로 된 게 맞느냐"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아카자와 장관이 귀국하는 대로 국회 차원의 심사를 열겠다"고 벼르고 있다. 닛케이는 "상호관세 처리 방식을 두고 일본과 미국 간 발표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일본을 불안하게 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액 5,500억 달러(약 764조 원)에 대해 "미국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돈"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구 선수가 받은 계약금과 같은 것으로 나는 일본으로부터 5,500억 달러의 계약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정부계 금융기관의 융자나 대출 보증을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이라고 반박한다. 아카자와 장관은 오히려 "일본 기업에 장점이 없으면 협력할 수 없다"고 되받아쳤다.

일본 정부는 아카자와 장관이 미국에 머무는 8일까지 어떻게든 무역 합의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미국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업들의 불안을 잠재우려 정부 차원의 무역 합의 설명 문서를 만들어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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