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화려하지만…쿠팡, 수익성은 '글쎄'
대만 성장에 성장산업 역대 최대 매출
적자 확대 감수하며 투자 늘리기로

쿠팡이 2분기에도 1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로켓배송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만 사업까지 급성장하며 힘을 보탰다. 쿠팡은 올 하반기 대만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한국에서 구축한 성장 공식을 해외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또 역대 최대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11조9763억원(85억2400만달러)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9% 성장한 수치다. 달러를 기준으로 해도 전년 보다 16% 성장했다. 2분기 매출액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지난 1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대 매출 기록(11조4876억원)을 3개월 만에 또 갈아치웠다.
쿠팡의 2분기 영업이익은 2093억원(1억49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쿠팡은 지난해 2분기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1628억원)을 선반영하면서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당시 쿠팡은 아직 과징금을 납부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국 회계 기준의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판매 관리비에 과징금을 선반영했다. 쿠팡은 현재 이 과징금 처분에 불복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2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흑자 전환하면서 435억원(3100만달러)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높은 성장세에도 쿠팡의 이익률은 여전히 낮았다. 쿠팡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1.7%로 1분기(2%)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던 2023년의 영업이익률(1.94%)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1.46%)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분기 순이익률 역시 0.4%에 그쳤다. 1분기(1.4%)보다 약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쿠팡의 이익률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파페치 구조조정과 성장사업 투자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팡의 2분기 매출 대비 영업판매관리비(OG&A) 비중은 28.3%다. 지난해 2분기 공정위 과징금을 제외한 OG&A보다 0.36% 늘어난 수치다. 직전 1분기와 비교하면 0.96% 증가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CFO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OG&A가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것은 기술 및 인프라 지출 때문이며 전분기 대비 증가한 것은 파페치 구조조정 활동을 포함한 신사업 비용 증가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잘 나가는 로켓배송
본업과 신사업이 모두 높은 성장세를 보인 점이 쿠팡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쿠팡의 '본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0조30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성장했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 고객(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2390만명으로 전년 (2170만명)과 비교해 10% 증가했다. 직전 분기(2340만명)과 비교해도 소폭 늘어난 수치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1인당 매출도 43만1340원(307달러)으로 전년 동기보다 6% 늘어났다. 쿠팡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났을뿐만 아니라 이들의 씀씀이도 늘어났다는 의미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신규 활성고객 증가가 가속화됐고, 활성 고객당 지출액도 크게 늘었다"며 "이번 분기 매출 성장은 기존 고객들이 견인한 것으로 가장 성숙한 고객군을 포함한 모든 고객집단(cohort)에서 두자릿수대의 견고한 지출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쿠팡이 로켓배송 상품 수와 배송권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2분기 로켓배송에 50만개 신규 상품을 추가했고 당일·새벽배송 주문 물량도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났다.
특히 로켓프레시를 앞세운 신선식품 카테고리 성장세가 뚜렷했다. 쿠팡의 2분기 신선식품 매출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5%다. 농산물과 육류, 해산물 등을 대폭 확대하면서 신선식품 이용 고객과 지출이 급격히 증가한 덕분이다.
세자릿수 성장 중인 대만
성장사업(대만·파페치·쿠팡이츠)은 더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쿠팡 성장사업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6719억원(11억9000만달러)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3% 성장한 수치다. 직전 분기 매출액과 비교해도 11% 성장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쿠팡이 높은 성장세를 보인 곳은 대만이다. 쿠팡은 2022년 10월부터 대만에서 로켓직구와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쿠팡의 올 2분기 대만 서비스 매출은 직전 분기와 비교해 54%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직전 분기보다 23%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2분기 대만 매출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세자릿수에 달한다. 쿠팡은 3분기 성장률이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쿠팡은 현재 대만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쿠팡의 2분기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3301억원(2억35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올 1분기보다는 무려 40%나 늘어난 수치다. 대만에서 성장이 가속화 하면서 투자 규모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한국에서 적자를 감수하며 사업을 확대했던 것처럼 대만에서도 투자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산업 손실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 쿠팡은 당초 올해 성장산업의 조정 에비타 손실이 6억5000만~7억5000만달러(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대만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올해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 규모는 9억~9억5000만달러(1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아난드 CFO는 "대만이 연간 전망 수정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해석하면 쿠팡이 대만에서 올해 약 3000억원을 더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쿠팡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역량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의장은 "AI는 수년간 쿠팡 운영의 핵심으로 이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추천, 재고 예측, 경로 최적화 등 고객 경험을 모두 개선했다"며 "AI로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강화 등 쿠팡 운영에 변혁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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