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최동석 인사처장을 교체해야 하는 이유 [성한용 칼럼]


성한용 | 정치부 선임기자
총무처는 대한민국 헌법이 공포된 1948년 7월17일 국회에서 1호 법률로 제정한 정부조직법에 근거해 설치됐다. 1955년 국무원 사무국으로 개편되면서 폐지됐다가 1963년 3공화국에서 재탄생했다.
총무처는 공무원 인사 및 시험 관리, 행정 기관 조직 및 정원 관리 등을 총괄하는 막강한 조직이었다. 5·6공과 문민정부에서 박세직·김용갑·이연택·이상배·최창윤·서석재 등 정권 실세들이 총무처 장관을 지냈다.
총무처는 1998년 내무부와 합쳐 행정자치부가 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김대중 정부는 1999년 중앙인사위원회를 신설했다. 공무원 인사 업무는 중앙인사위원회, 행정자치부, 행정안전부, 안전행정부로 옮겨 다녔다.
그러다가 2014년 국무총리 소속 독임제 기관으로 공무원 인사·윤리·복무·연금 사무를 관장하는 인사혁신처가 신설됐다. 인사혁신처에는 인재채용국, 인사혁신국, 인사관리국, 윤리복무국이 있다.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소청심사위원회가 소속 기관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산하 기관이다.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 인사를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차관급 고위 공직자다. 대통령이 장관에게 임명장을 줄 때 옆에서 임명장을 건네는 사람이 바로 인사혁신처장이다. 역대 이근면·김동극·김판석·황서종·김우호·김승호·연원정 처장이 모두 인사 실무에 뛰어난 전문가 출신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 최동석(69) 처장을 임명했다. 최 처장은 한국은행 출신인데 한국은행 내부 평가는 좋지 않다. 김대중 대통령이 임명한 전철환 총재 시절 인사조직개혁팀장을 맡았던 게 가장 중요한 보직이었다. 2003년 교보생명 인사조직담당 부사장도 했지만, 교보생명 내부 평가도 좋지 않다. 독불장군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그를 발탁한 것은 인사 전문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유튜버로서 그의 활동을 눈여겨봤기 때문인 것 같다. 그는 2011년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를 설립했지만, 특별히 두드러진 활동은 없었다.
최근 몇년 동안은 언론 기고,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여러 사람을 상대로 자극적이고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막말 유튜버’로 직업을 바꾼 셈이다. 딱 한 사람,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부성 발언을 늘어놓았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돼야 하고 우리 국가도 우리 민족 전체가 이재명의 국가가 돼야 한다.” “영재성을 가진 천재다.” “이 사람이 우리 민족을 구원하겠다는 생각도 한다.” “5년은 너무 짧다. 10년, 20년을 해도 된다. (눈물을 흘리며) 5년은 너무 짧다. 헌법을 좀 바꿔서라도 더 길게 했으면 좋겠다.”
더 심각한 발언은 대선 전후에 나왔다. 김문수 후보를 찍은 유권자 41%를 “우매하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2030 청년들은 “지적 수준이 떨어진다”고 했다. 국무회의 산업재해 토론에서는 “정신과 육체를 건드릴 수 없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 같다.
이런 사람을 인사혁신처장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은 공무원 사회에 대한 모독이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통령은 최동석 처장을 교체하지 않고 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유튜버 발탁은 윤석열 대통령 때도 있었다. 2023년 6월29일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장에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를 임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붙이던 시기다.
김채환 원장은 고시생 상대 영어 강사를 하다가 ‘극우 유튜버’로 변신한 사람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군인을 생체 실험 대상으로 사용하라고 지시했다는 등 가짜뉴스를 퍼뜨렸다.
한민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극우 유튜브 그만 보라고 했더니 아예 극우 유튜버를 등용합니까”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이 들끓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못 들은 척했다. 김채환 인재개발원장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이라는 대형 사고가 터진 뒤에야 사퇴하고 ‘극우 유튜버’로 되돌아갔다.
반면교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을 경질해야 한다. 그냥 두면 이재명 대통령에게 부담이 된다. 불가에서 자주 쓰는 ‘설해목’이라는 말이 있다. 눈이 계속 쌓이면 큰 나무도 부러진다는 뜻이다.
인사는 만사다. 이재명 대통령 인사에서 생긴 문제들이 계속 쌓이고 있다. 이러다가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질 위험이 있다. 정권은 절대로 민심을 이길 수 없다.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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