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넓히는 국제해양영화제로 성장시키겠습니다” 국제해양영화제 조하나 조직위원장

김경희 2025. 8. 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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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회째 개최… 기획·출범부터 주도
협업과 후원 제안 늘어 대중적 기반 마련
해양+영화도시 부산 아우른 플랫폼 성장
“제작 저변 확대·인지도 높이는 데 주력”
조하나 국제해양영화제 운영위원장. 김경희 기자 miso@

“돌아보면 국제해양영화제는 저의 무모함과 용감함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그럼에도 8회를 이어왔고, 올해는 특히 우리 영화제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좋은 기운이 넘칩니다. 앞으로 국제해양영화제는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습니다.”

2016년을 시작으로 올해 8회째를 맞은 국제해양영화제(KIOFF·Korea International Ocean Film Festival)가 지난 6월 19~22일 큰 호응 속에 끝났다. 국내 유일의 국제해양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조하나 운영위원장은 올해 부쩍 바빠진 영화제 일정을 공유했다.

그는 “대중적인 기반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다행히도 지난 5월에는 국립해양박물관, 한국관광공사와 오션필름위크 행사를 협업했고, 앞서 4월에는 아워오션컨퍼런스의 공식 사이드이벤트로 선정돼 영화 상영 및 부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서 “매년 7월 열었던 영화제는 올해 6월로 옮겨 잘 치른 데 이어 이달 10일에는 청소년 해양올림피아드에, 30일에는 빵타스틱 마켓(PANTASTIC MARKET) 행사에 영화제 팀이 손을 보탠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어쩌면 올해는 국제해양영화제 운영위가 연중 내내 해양 관련 영화를 상영하는 기반을 마련한 시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협업을 비롯해 후원 제안도 늘어나 영화제 확장 면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9~22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8회 국제해양영화제 개막식 모습. 국제해양영화제 운영위원회 제공

영화제 소개를 부탁하자, 조 위원장은 “참 무모하고 용감했다”며 “사실 ‘바다에서, 바다 영화를 보자’는 아주 단순한 이유에서 영화제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이렇게 쉽게 하나의 영화제가 만들어질 수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 때쯤, 그 배경에는 조 위원장의 남다른 이력이 한 몫을 했음을 깨달았다.

가야금 전공으로 부산대학교 국악학과를 졸업한 그는 열정이 넘쳤던 대학생 시절, 영어를 잘해보고 싶어 미국에 공부하러 갔다가 귀국 후 방송에 흥미를 느끼고 2000년 KNN의 전신인 PSB에서 방송 생활을 시작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초창기에 지역 방송사는 글로벌 영화배우들과 영어 인터뷰를 할 사람이 필요했고, 그 역할을 조 위원장이 맡게 된 것이었다. 라디오 영어방송 진행자 경험도 있는 그는 2009년 부산영어방송 개국과 함께 직장을 옮겨 프로듀서로 5년가량 일하다, 결혼과 출산으로 퇴사를 감행했다. 더 놀라운 건 이후 대학원을 다니며 기획사를 차린 것. 그래서 조 위원장에게는 (주)이앤에이라는 토털 매니지먼트 서비스 업체 대표 명함이 하나 더 있다.

그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지만 영어에 능통했고, 방송 경험치에 행사 기획사까지 운영하고 있었기에, ‘국제’ 영화제 개최는 해볼 만한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국제해양영화제는 부산이기에 가능했고, 해외로 눈을 돌리니 유사한, 아니 더 멋지게 바다와 영화를 묶어내는 영화제들이 있음을 확인하면서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오히려 좋아!’의 자세로 해외로 손을 뻗쳤다. 국제해양영화제 개최를 부산시에 제안한 첫 해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인터내셔널 오션 필름 페스티벌(IOFF)을 직관했다. 그는 “영화 관계자가 아니라 지역 언론인과 해양 학자들이 주도해 영화의 작품성 보다는 해양적 관점에서 의미와 시사점을 펼쳐내는 모습을 보고 영화제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면서 “이듬해에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오션 필름 투어(IOFT)를 찾아갔고, 해양 영화 5편의 판권을 구입해 자체 편집한 뒤 2시간짜리 영화로 제작, 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에 판매하는 방식을 접하면서 영화제의 사업성을 확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의 용감한 도전 이면에는 고생스러운 에피소드도 적지 않았다고. 조 위원장은 “부산시 주최 영화제지만 시가 지원하는 예산이 3000만 원도 안 되던 초창기에는 사비를 털어넣기 일쑤였고, 해외 영화사에 이메일로 접촉할 때부터 영화 자막 번역, 배우 초청 작업까지 직접 해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바다에서 보는 바다 영화’라는 콘셉트에 부합하기 위해 야외 상영 장소로 선정했던 아난티 리조트 앞 잔디밭(2018년)과 영도 피아크 옥상(2024년)은 폭우와 폭염 때문에 일회성으로 끝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현재는 야외 상영을 특별이벤트로 진행하며, 영화의전당에서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국제해양영화제의 공식 부대행사에서 해외 상영작 관계자들과 대담을 진행하고 있는 조하나 운영위원장. 국제해양영화제 운영위원회 제공

조 위원장은 “영화제 초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해양 쓰레기, 해양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서 해양환경적 관점에서 호의적인 여론이 많았고, 이 덕분에 순탄하게 출범할 수 있었다”면서 “해를 거듭하면서 환경운동적인 색채를 벗고 바다를 공통분모로 한 다양한 주제의 바다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이 소개되면서, 이제는 해양도시 부산과 영화도시 부산을 아우르는 문화콘텐츠플랫폼으로서 영화제의 정체성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제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장편과 단편은 물론, 상업영화와 저예산영화, 다큐와 애니메이션까지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작품 영역은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고, 어떤 작품을 올릴지 정하는 운영위원회 구성원 또한 영화 관계자와 영화·해양 업계 관계자, 기관과 대학 관계자 등으로 폭이 넓어지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국내 해양기관 관련 단체의 제작지원 공모를 받아 바다 관련 영상 제작 저변을 활성화시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좋은 해양 영화를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는 작업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 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공동 주최로 국내 해양영화 상영 지원을 확대해 ‘아침바다 갈매기는’, ‘송어깎기’, ‘클리어’, ‘101 -인간의 한계 수심 100m에 도전한다’ 등 유수한 작품을 상영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면서 “특히 다양한 해양 영화를 만나기 위해 폭우에도 아이들과 손잡고 영화를 보러 오신 관객들, 매년 영화제를 찾아와 10편 이상 몰아서 봐주시는 가족 같은 관객들에게 깊은 애정을 전하면서, 매년 더 성장하는 영화제를 만들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