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호주대사 “임기 안 지켜주고 이종섭 교체”… 李측 “정상 절차”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주(駐)호주 대사 임명·출국 과정을 수사 중인 순직 해병 특검이 당시 전임 호주 대사로부터 “주어진 임기를 다 지켜주지 않고 교체하며 ‘정년(60세) 퇴임’이라고 설명한 부분에 대해 외교부 측에 항의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출국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전 장관 측은 “규정에 따른 정상적인 임명 절차였다”며 반발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병 특검은 최근 김완중 전 호주 대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임기가 절반 넘게 남은 2023년 12월 교체 통지를 받았다” “비정상적인 프로세스라고 생각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외무고시 출신인 김 전 대사는 2022년 12월 주호주 대사로 임명돼 이 전 장관이 후임으로 온 2024년 3월까지 약 1년 3개월간 근무했다. 통상적인 대사 임기(3~4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은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을 부당하게 호주 대사로 임명·출국시켜 수사를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특검은 통상적이지 않은 대사 교체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 전 장관 도피 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김 전 대사가 2023년 말 정년(60세)이 도래해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도 작년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전 대사가 정년 퇴임하게 돼있어 이 전 장관을 대사로 지명해 검증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 같은 설명이 허위라고 보고 있다. 외무공무원법은 ‘(주호주 대사와 같은) 재외공관장은 정년을 초과해 최대 64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정년 퇴임이 교체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이나 프랑스에 파견된 대사들도 정년을 넘겨 근무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사도 “당시 정년을 퇴직 사유로 든 외교부 측에 항의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특검은 다른 외교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이 전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 절차가 상대적으로 미흡하거나, 이례적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여럿 확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 장관 측은 대사 임명·교체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전 장관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외무공무원법은 정년을 60세로 명시하며, 재외공관장 등은 정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있다는 탄력적인 규정을 두고 있을 뿐”이라며 “김 전 대사는 정년(2023년 12월)을 지나 이 전 장관이 부임한 이듬해 3월 초까지 탄력적으로 대사직을 수행했다. 원칙적 규정과 탄력적 규정이 모두 적용된 정상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은 호주 방산 수출에 기여할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른 국익을 위한 조치였다”며 “범인이나 해외 도피 프레임을 씌우는 건 인격 모독”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병 특검은 이날 외교부를 압수 수색해 이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은 지난 4일에는 조태열 전 외교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당시 법무차관) 등을, 5일에는 법무부 장관실과 차관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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