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계약과 청사진 발표, 그때 안우진은 이미 다친 뒤였다···키움의 뒤죽박죽 타임라인

이두리 기자 2025. 8. 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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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 정지윤 선임기자



키움의 시곗바늘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리그 특급 에이스의 부상 발생과 주전 내야수의 ‘6년 120억’ 초대형 비FA 다년계약, 그리고 부상 경과 공식 발표가 나흘 동안 쉴 틈 없이 이어졌다. 투타 핵심 듀오가 나란히 출격한다며 2026시즌을 자신 있게 기약했던 키움은 하루 만에 초상집이 됐다.

안우진은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의 2군 훈련장에서 ‘벌칙 펑고’를 받던 도중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부상 직후 병원에서 1차 검진을 받았다. 처음부터 예후가 좋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큰 부상인 만큼, 다음 시즌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부상 당일이라고 짐작하기 어려웠을 리는 없다.

그러나 안우진이 2군에서 다친 당일, 1군의 설종진 키움 감독 대행은 “안우진은 소집 해제 일주일 전에 몸 상태를 제대로 체크해보고 복귀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안우진은 이미 부상을 당했고 정확한 소견을 받기 위해 교차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안우진 부상 하루 뒤인 3일, 키움은 송성문과 6년 120억원 규모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4일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에서 “구단은 중장기 비전 실현을 위해 송성문이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송성문과의 장기 계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라고 밝혔다.

키움 송성문. 연합뉴스



그동안 키움에서 ‘야구 좀 하는 선수’는 대부분 트레이드 대상이 됐다. 송성문도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자 이후 줄곧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키움이 6년 계약으로 송성문을 키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표했다. 자연스레 안우진의 이름이 뒤따라왔다. 내달 17일 소집 해제되는 안우진이 2026년 키움에서 송성문과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 최상의 청사진이었기 때문이다.

키움의 스텝이 꼬였다는 사실은 송성문과 계약 직후 노출되기 시작했다.

허승필 키움 단장은 송성문의 계약을 발표한 직후이자 안우진의 부상 사실을 구단이 인정하기 전인 4일 오전, 통화에서 안우진의 복귀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부쩍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송성문과 안우진을 축으로 내년에 본격적인 도전을 하려는 건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안우진의 이름은 직접 언급하지 않으려 하면서 “송성문이 우리와 길게 함께 할 것이고 올해 성장한 신인들, 내년에 들어올 신인들이 있다. 야구판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기에 비시즌에 어떤 움직임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송성문+안우진’의 단꿈은 이미 깨져 있었다. 다음날인 5일 안우진의 부상 사실이 일파만파 퍼지자, 키움은 오후에 안우진이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 인대 손상으로 수술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수술 후 재활에는 1년 가량 소요된다. 안우진의 마지막 1군 경기는 2023년 8월 31일이다. 최소 3년 간 완전한 커리어 공백이 생긴다. 이미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안우진이 같은 쪽 어깨까지 수술한다면 향후 구위를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키움 구단은 안우진이 2026시즌 전반기가 끝나기 전 돌아올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강조하지만, 빨리 돌아온다 한들 예전의 경기력을 보장할 수는 없게 된 상황이다. 2026년 희망 회로도 돌릴 수 없게 됐다. 키움의 미래는 다시 안갯속이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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