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 없어도, 정해영 없어도, 이 선수는 끝까지 버틴다… 묵묵한 KIA 불펜 진짜 수호신

김태우 기자 2025. 8. 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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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이후 안정적인 투구로 KIA 불펜을 지탱하고 있는 전상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선발 제임스 네일이 6이닝 동안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만만치 않은 롯데의 타선을 잠재웠고, 이어 불펜 릴레이도 성공하면서 상대 에이스 알렉 감보아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9회에 나서는 투수가 평소와 달랐다. KIA의 마무리는 정해영이다. 최근 다소간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간 보여준 실적과 기량이 있고 여기에 코칭스태프의 신임도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KIA는 7회 성영탁, 8회 한재승으로 1이닝 씩을 막은 뒤 9회 전상현(29)을 마운드에 올렸다. 전상현이 마무리를 맡은 것이다.

보직이 바뀐 건 아니다. 정해영도 정상적으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등판 도중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등판이 취소됐다. 팔꿈치 근육 쪽에 약간의 뭉침 증상이 있었다. 선수 자신은 그래도 등판하겠다는 투지를 보였지만 큰 부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코칭스태프의 만류에 결국 출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9회를 막을 만한 확실한 믿을맨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전상현의 최근 컨디션이 좋았고, 급박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경험도 많기에 1이닝 정도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전상현은 그 믿음에 부응했다. 모처럼 마무리 상황에 긴장했을 법도 했지만, 전상현은 가장 중요한 선두 타자 승부에서 손호영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레이예스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2사 후 윤동희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정훈을 2루수 땅볼로 정리하고 이날 경기의 문을 닫았다. 시즌 첫 세이브가 올라갔다.

▲ 5일 사직 롯데전에서 팔꿈치 근육이 뭉친 정해영을 대신해 9회 마운드에 올라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한 전상현 ⓒKIA타이거즈

사실 KIA 불펜은 지금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시즌 전 구상대로 흘러가는 게 몇 없다. 장현식(LG)은 팀을 떠났고, 기대를 모으며 영입한 조상우는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최근 경기력 조정차 2군으로 내려갔다. 가장 믿을 만한 좌완 불펜으로 여겼던 곽도규는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고, 반등이 기대를 모았던 최지민이나 다른 선수들의 활약상도 들쭉날쭉하다. 마무리 정해영도 전반기 막판부터 흔들리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펜을 어쩔 수 없이 젊은 투수들로 꾸려가는 가운데, 전상현이 가운데에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보통 조상우에 앞서 6~7회에 나섰던 전상현은 조상우의 2군행 이후 마무리 바로 앞에서 경기를 책임지는 셋업맨 몫을 하고 있다. 5일 경기에서는 정해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뛰지 못할 경우 임시 마무리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실 전상현도 시즌 초반 출발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보통 전상현의 시즌 성적을 쭉 놓고 보면 부진한 시기가 한 차례씩 있는데 올해는 그게 앞에 걸린 느낌이었다. 3~4월에는 14경기에서 2승2패4홀드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고, 5월 16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4.85로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5월 평균자책점은 0.328로 꽤 높았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라 더 의아했던 성적이었다.

▲ 전상현은 6월 이후 좋은 세부 지표를 유지하며 장기간 호조를 이어 가고 있다ⓒ곽혜미 기자

그러나 6월부터는 리그 정상급 셋업맨의 성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6월 이후 12개의 홀드를 잡아냈다. 6월 이후 2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0의 안정적인 성적이다. 세부 지표도 좋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3으로 이닝당 한 명의 주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뜬공보다 땅볼이 더 많은데다 볼넷이 적어 이 기간 피출루율은 0.248에 불과하다. 조상우와 정해영이 볼넷으로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6월 이후 9이닝당 볼넷 개수가 1.00개에 불과한 전상현의 투구의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상현은 매구 시속 150㎞를 매구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워낙 좋고, 공격적인 승부를 즐긴다. 때로는 맞을 때도 있지만,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는 유형은 아니다. 최근 두 달 이상은 그런 장점이 잘 드러나고 있다. 6월 이후 이닝당 투구 수도 13.2개에 불과하다. 조상우 정해영의 경기력이 돌아오고, 베테랑들의 경기력이 젊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룰 때까지는 반드시 전상현이 버텨줘야 한다. 지금의 경기력은 그 어려운 임무가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한편으로는 아직 군 문제 해결이 미정인 정해영의 혹시 모를 이탈에 대비한 쇼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

▲ KIA 불펜이 재정비를 마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줘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전상현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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