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방문 조사만 받은 김건희, 포토라인 서기까지 5년 4개월 걸렸다

위용성 2025. 8. 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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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 고발 5년 4개월 만에 특검 출석
서면조사·보안청사 방문 조사가 전부
"건강·선거 영향" 이유 대며 소환 불응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진심 죄송"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건희 여사가 수사기관에 고발된 뒤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서기까지 5년 4개월이 걸렸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여러 차례 수사기관의 조사 시도가 있었지만, 일반 피의자와 달리 김 여사는 서면 조사와 방문 조사만 받았다.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4월 7일 열린민주당의 고발로 시작됐다. 이성윤(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검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은 그해 11월 반부패수사2부에 사건을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있었기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했다.

김 여사 조사는 그로부터 1년이 지나서 시도됐다. 이정수 신임 지검장 부임 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기소한 수사팀은 2021년 12월 김 여사에게도 서면질의를 보냈다. 하지만 김 여사 측은 형식적인 입장만 담아 회신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신분이었다. 비슷한 시기 고발된 코바나컨텐츠의 뇌물성 협찬 의혹에 대해서도 김 여사는 서면조사만 받았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2023년 2월 권 전 회장을 비롯한 주가조작 일당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김 여사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주가조작에 이용됐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여사 측에 재차 서면질의서를 보냈지만 답신하지 않았다.

이후 명품가방 '디올백' 수수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김 여사 조사 요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7월 20일 헌정사 최초로 현직 영부인을 대면조사했다. 의혹이 제기된 지 4년여 만에 첫 조사였다.

하지만 조사 장소와 방식이 문제였다. 통상의 피의자 조사와 달리 이날 조사는 검찰청사가 아닌 경호처가 관리하는 보안 건물에서 이뤄졌다. 조사에 참여한 수사팀 검사는 휴대폰까지 제출해야 했다. 검찰은 "경호 및 안전상의 이유로 제3의 장소로 소환했다"고 설명했지만, '황제 조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김 여사 조사 사실이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에게 사후에 보고된 것으로 드러나 '총장 패싱' 논란까지 불거졌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 조사 석 달 뒤인 지난해 10월 17일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현직 영부인을 무혐의 처분했다.

물 건너가는 것 같았던 김 여사 소환조사 가능성은 12·3 불법계엄 선포로 되살아났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과 뒤따른 탄핵 국면에 접어들면서 김 여사를 보호해줄 '방패'가 사라졌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이 공천 개입 의혹으로 김 여사에게 올해 2월 출석 의사를 타진했지만 명확한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인 5월 출석을 요구하는 검찰의 서면 통보에 김 여사 측은 불출석 의견서를 냈다.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에 대한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6월 3일 대선이 끝난 뒤에도 김 여사는 소환에 일절 불응했다. 한 번은 건강상 사유로, 한 번은 향후 특검 수사에 따른 이중 조사가 우려된다는 사유를 들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에 돌입한 서울고검도 두 차례 출석을 요청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김 여사가 이후 지병 악화를 이유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자 '도피성 입원'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날 특검의 공개 소환으로 김 여사는 전·현직 영부인 가운데 최초로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그간 제기된 각종 혐의에 대해 조사할 전망이다. 김 여사는 이날 출석 전 취재진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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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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