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제주시-서제주시 쪼개기...찬성 35.9% vs 반대 43.1%
김한규 의원 지시 당내 불협화음 노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도민의견 수렴 논란 속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자체 여론조사를 기습 공개하면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6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여론조사 실시를 언급한 지 하루 만에 이른바 '제주시 쪼개기' 반대 의견이 담긴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여론조사는 제주도당이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5월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이뤄졌다. ㈜티브릿지에 의뢰해 18세 이상 도민 3005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국회의원 선거구별 응답자는 각 1000명씩이다. 애초 취지는 대선을 앞두고 도민들의 지지율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논의 과정에서 행정체제 개편 내용도 문항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과 시의원을 선거로 선출하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서는 찬성이 60%, 반대 19.4%로 지지 여론이 우세했다. 나머지 20.6%는 답변을 유보했다.
다만 제주시를 동제주시와 서제주시로 분할하는 행정구역 조정안에 대해서는 찬성 35.9%, 반대 43.1%로 차이를 보였다. 모른다는 응답은 21.0%였다.
지역별로 제주시갑(서제주시)이 찬성 34.0%, 반대 45.3%, 모름 20.6%로 반대가 우세했다. 제주시을(동제주시)는 찬성 31.9%, 반대 47.7%, 모름 20.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제주도당이 2개월 전에 진행된 비공개 여론조사를 느닷없이 공개하면서 당내에서도 당혹스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제주도당위원장인 김한규 의원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공개와 관련해 제주도당은 "비공개 자료지만 대통령선거가 종료됐고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공론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도민 의견을 공유하는 취지로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지역별로 행정구역 개편안에 대해 모름이라고 답한 비율이 20%가 넘는 점을 지적하며 "도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정가에서는 여론조사 공개를 김 의원의 정치적 노림수로 해석하고 있다. 3개 구역 조정에 반대하는 지역구 민심을 대변하고 차기 여론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
당장 곤혹스러운 인사는 3개 기초단체 설치 법안을 제출한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과 줄곧 정부와 정치권 설득에 나선 오영훈 제주도지사다.
답보 상태에 놓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제안한 이상봉 의장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역별 여론조사도 의견이 갈려 또 다른 갈등이 될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더욱이 이 의장의 발표에 이어 김 의원의 여론조사 공개까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사-국회의원-도의원 사이에 사전 교감이 전혀 없던 점을 드러내면서 혼선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