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청국장 냄새 나는 골프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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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선수가 처음 PGA투어에 갔을 때 다른 선수들을 따라잡으러 하루에 볼 한 가마니씩을 치고 나면 골프 장갑이 손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0여 년 전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 초청된 최경주가 털어놓은 PGA투어 정착을 위한 노력과 개인의 골프 철학은 참석자 모두를 감동시켰다.
필자에겐 하루에 볼 한 가마니를 치고 난 뒤 골프장갑이 손바닥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은 순간을 설명할 때 그의 표정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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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최경주 선수가 처음 PGA투어에 갔을 때 다른 선수들을 따라잡으러 하루에 볼 한 가마니씩을 치고 나면 골프 장갑이 손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0여 년 전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 초청된 최경주가 털어놓은 PGA투어 정착을 위한 노력과 개인의 골프 철학은 참석자 모두를 감동시켰다.
매의 눈을 닮은 눈빛과 자신에 찬 태도, 그러면서 겸손을 잃지 않은 그는 관훈토론회의 초대석을 압도했다. 그가 전하는 모든 것은 몸과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었기에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참석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가 골프를 하게 된 배경, 미국으로 건너가 겪은 숱한 고초,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선수로서의 생활에 얽힌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 관훈클럽 회원들은 이례적으로 중간 중간에 최 선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필자에겐 하루에 볼 한 가마니를 치고 난 뒤 골프장갑이 손바닥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은 순간을 설명할 때 그의 표정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상처의 딱지를 떼어내는 고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장갑과 살이 눌러붙어 살이 떨어지지 않게 살살 장갑을 떼어내는 동작을 재현해 보이기도 했다.
PGA투어 8승, 일본투어 2승, 유러피언투어 1승 등에 뒤이어 만 50세 이상 선수만 뛸 수 있는 챔피언스 투어 2승은 골프 장갑이 손바닥에 들러붙을 정도의 노력 결과다. 특히 그는 지난해 5월 54세의 나이로 KPGA투어 SK텔레콤 챔피언섭에 출전,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우면서 살아있는 골프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어느 무더운 날, 골프 연습을 마치고 지인들과 관악산 계곡 입구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내 옆에 앉은 분이 어디서 청국장 냄새가 난다고 코를 킁킁댔다.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국장 냄새의 장본인이 나였다. 하루 두어 시간 연습하면 장갑이 땀에 젖어 바꿔가며 사용하는데도 장갑과 손에서 청국장이 발효하는 냄새를 막을 수 없었다. 햇빛 내리꽂히는 창틀 위에 여섯 켤레의 장갑을 펼쳐놓고 교대로 사용하는데도 팔에서 흘러내린 땀이 장갑 속에서 발효하면서 청국장 냄새를 진동시켰다.
"방형 골프의 텃밭이 바로 청국장 냄새였군요!"
지인이 정곡을 찔렀다. 내가 골프에 쏟는 땀과 노력, 열정이 청국장 냄새로 발효한 셈이었다.
"골프 장갑에서 청국장 냄새 정도는 나야 연습한다고 할 만하지 않겠습니까?"
청국장 냄새 나는 손으로 기분 좋게 지갑을 열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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