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 선 김건희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죄송”

공천개입과 주가조작, 금품수수 등 각종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6일 역대 대통령 부인으로는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돼 언론 포토라인에 섰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출발해 10시11분쯤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그는 건물 앞 도로에서 하차해 출입문까지 30m 가량을 걸어 들어갔다.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동행했다.
청사 2층에 마련된 취재진 포토라인 앞에 도착한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후 고개를 숙였다. 이어 “수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라며 조사실로 향했다.
‘국민에게 더 할 말은 없나’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은 건가’ ‘해외 순방에 가짜 목걸이를 차고 간 이유가 있나’ ‘도이치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후 답하지 않았다.
전·현직 영부인이 수사기관에 조사받기 위해 공개 출석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비공개 조사까지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로 출석 조사를 받는 영부인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를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영부인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인물은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다. 이 여사는 2004년 5월 11일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조사를 받았다. 언론에는 소환 사실이 귀가 후에 알려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소환 조사도 2009년 4월 11일 비공개로 이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2년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서면조사를 받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도 1995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소환 조사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김 여사도 지난해 7월 한 차례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재임 중인 대통령 부인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건 처음이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사건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를 서초동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 경호처 부속건물에서 약 12시간에 걸쳐 비공개 조사하고 하루 뒤 공개했다.
당시 검찰은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로 관할 내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했다고 밝혔지만, 특혜성 방문 조사라는 비판이 거셌다.
김 여사는 그러나 자신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특검팀이 출범하면서 이번에는 포토라인을 피하지 못했다. 앞서 특검 조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부부가 언론의 취재 포토라인 앞에 선 것도 사상 처음이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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