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뒤지면 벌금 90만원”… 아르헨 수도 ‘강력 조치’ 왜?

문지연 기자 2025. 8. 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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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민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당국이 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빈민층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일이 잦아지고 도시 미관과 위생이 나빠지자 내린 조치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당국은 지난 4일(현지 시각) 쓰레기통을 뒤져 물건을 꺼내는 등 도시 미관을 해친 사람에게 최대 90만 페소(약 9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발표된 규칙에 따르면 문제 행위가 적발되면 경찰 지시에 맞춰 쓰레기를 줍고 주변을 청소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1~15일간의 사회봉사 또는 6만 페소(약 6만원)에서 최대 90만 페소의 벌금이 부과된다. 월 32만 페소(약 32만원)인 현지 최저임금의 3배 수준이다.

호르헤 마크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은 “안전부와 시 경찰에게 ‘쓰레기통에서 쓰레기를 꺼내 길가에 버리는 개인이나 단체를 발견할 경우 즉시 청소와 정리를 요구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를 거부할 때는 현행 규정에 따라 제재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르헨티나는 고질적인 인플레이션과 외환 위기로 2023년 말부터 빈민층이 급증했다. 자연스레 쓰레기통을 뒤지는 행인이 늘어났으며, 거리 전체가 거대한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일부 노숙인이 아예 쓰레기통 안에 들어가 잠을 자다가 피해를 보는 등 심각한 안전 문제도 발생했다.

쓰레기가 쌓인 곳에는 노상 방뇨 사례도 늘어 시민들은 악취에 시달려야 했다.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자 당국은 지난해 첫 번째 조치로 쓰레기통 입구 뚜껑을 작게 바꿨다. 사람이 안을 파헤치지 못하게 하면서 거리에 버려지는 쓰레기 양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대형 쓰레기봉투를 넣을 수 없게 되고 그 쓰레기봉투가 거리에 쌓이면서 더 큰 문제가 됐다.

한편 이번 당국 방침에 대해 시민들 사이에선 논박이 벌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선 “드디어 거리가 악취로부터 벗어나게 됐다”며 기뻐하는 반응이 나왔지만, 일부 네티즌은 “도둑 잡기에도 바쁜 경찰이 쓰레기 감시까지 해야 하나” “먹을 것이 없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하다” “빈곤을 줄이는 게 먼저”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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