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국가대표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많아요” 한국농구 현재이자 미래 여준석의 꿈

조영두 2025. 8. 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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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2022년 6월 여준석(23, 202.5cm)은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해외 무대 도전을 위해서다. 이현중과 더불어 한국농구의 현재이자 미래로 꼽히는 여준석의 미국행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그는 2023년 NCAA 명문 곤자가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주전 경쟁에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출전시간을 원했던 여준석은 4월 시애틀대로 편입을 결정했다. 현재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에 합류해 2025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몸과 마음 모두 한층 성숙해진 여준석을 점프볼 8월호 표지로 선정했다.(인터뷰는 7월 14일에 진행됐습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점프볼 표지는 처음인 것 같은데 촬영해보니 어떤지?
항상 카메라 앞에 서는 건 긴장된다. 계속 미국에 있어서 이렇게 인터뷰할 기회가 흔치 않다. 표지라고 하니 더 부담된다. 카메라를 보면 긴장하게 되어서 촬영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2022년 대표팀에서 하차하고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필리핀과 평가전 기간이었는데 에이전시 쪽에서 연락이 왔다. 평소에 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제대로 절차를 밟았어야 했는데 어린 마음에 급하게 떠났던 것 같다.

당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는데?
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한 게 맞다. 주희정 감독님과 추일승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절차를 통해 갔어야 했는데 미국을 가야겠다는 마음에 사로잡혀 생각을 하지 못했다.

미국 진출을 결심한 계기는?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농구를 하는 게 꿈이었다. 미국 선수들과 직접 부딪쳐보고 싶었다. 나가고 싶었는데 기회가 오지 않았다. 마침 2022년에 기회가 왔고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곤자가대 입학 과정은?
그 전에 NBA G리그 쇼케이스를 나가 봤다. 개인적으로 아직 G리그에서 뛸 수 있는 레벨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학에 진학해서 좀 더 배우고 싶었다. 토플과 같은 필요조건이 있어서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감사하게도 곤자가대에서 연락을 주신 덕분에 가게 됐다.

곤자가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해보니 어떤지?
올해 NBA 서머리그에 내 동료였던 선수 4명이 뛰고 있다. 그런 선수들과 부딪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다. 훈련 시스템도 배웠고, 배운 걸 바탕으로 대표팀에서 형들과 잘 맞춰가고 있다. 도움이 많이 된 경험이었다.

2년 동안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을 것 같다.
초반에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결론은 내가 부족해서다.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출전시간을 받을 수 있는 시애틀대로 편입을 결정했다.

학업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미국에서 생활하는 내내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불면증이 올 정도였다. 한국에서 학업에 신경을 덜 썼고, 영어도 늦게 배워서 남들보다 더 오래 걸렸다. 훈련하고 과제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쓴 것 같다. 이런 시간 덕분에 지금은 미국에서 생활하는데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배운 점이 있을 것 같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요즘 ‘인생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살아가고 있다. 실력이 중요하지만 타이밍과 운이 맞아 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운이 함께 따라줘야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

영어 실력은 많이 늘었는지?
원어민 정도는 아니다. 친구들, 코칭스태프와 프리토킹이 가능한 정도다. 말하는 것과 듣는 걸 가장 많이 신경 썼다. 무작정 팀 동료들을 찾아가서 대화를 걸었고,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물어봤다. 유튜브도 영어 콘텐츠만 다 챙겨봤다. 주변 환경을 완전히 바꾸려고 했다.

곤자가대를 떠나 편입을 결정한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출전 시간이다. 곤자가대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선수로서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느꼈다. 꾸준히 출전 시간을 받아야 컨디션과 기량이 유지된다. 그래서 편입을 결정했다.

시애틀대를 선택한 이유는?
코칭스태프가 인상적이었다. 다른 학교들도 후보에 있었지만 시애틀대 코칭스태프가 어린 편이다. 팀을 리빌딩 하는 중이다. 컨퍼런스도 더 수준이 높은 곳으로 옮겼다. 또한 좋은 편입생들이 많이 와서 기대가 된다. 이제 문화를 하나씩 만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무명 학교라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는데?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시애틀대가 곤자가대가 있던 컨퍼런스로 옮겼다. 전력이 더 높은 팀들과 경기를 하며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기회가 올 거라고 본다. 무명이라고 해서 두각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목표는 NBA인지?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해보려고 한다. 최근에 일본, 중국 등 이웃나라의 농구가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한국은 정체되어 있다고 느낀다. (이)현중이 형, (양)재민이 형, (박)지수 누나, (박)지현이 누나 등 여러 선수들이 해외에서 도전을 하지 않았나. 나 역시도 도전을 하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고 싶다. 그럼 나중에는 더 많은 선수들이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 자연스럽게 한국농구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NBA에 가지 못했을 경우 플랜 B도 생각하고 있는지?
아예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NBA만 생각하고 있다. 중간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쉬운 길을 선택하려고 할까봐 아예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잘하는 못하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해요”
여준석은 7월 11일과 13일 열렸던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곤자가대에서 거의 경기를 뛰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오히려 더 성장한 플레이로 아시아컵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올해 아시아컵은 8월 5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개막한다. 한국(FIBA 랭킹 53위)은 호주(FIBA 랭킹 7위), 레바논(FIBA 랭킹 29위), 카타르(FIBA 랭킹 87위)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고난이 예상되지만 여준석을 비롯해 이현중, 이정현, 유기상 등 젊은 피들이 힘을 내준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이후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뛰었고, 한국 팬들 앞에 서게 되어 긴장을 많이 했다. 형들도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반갑게 환영해줘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자리를 비운 3년 동안 대표팀 세대교체가 많이 됐다.
3년 전에는 어릴 때 KBL을 보면 뛰었던 형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나와 학창 시절에 함께 뛰었던 형들이 대부분이다. 3년 전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지금은 아는 형들이 많아서 좀 더 편하게 경기를 뛰는 것 같다.

한국에 이렇게 오래 머무는 게 오랜만일 것 같은데?
맞다. 근데 대표팀에 있느라 한 게 없다. 만약에 개인 시간이 주어진다면 조용한 곳에 혼자 가서 낚시를 해보고 싶다. 마음을 한번 정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일본과의 평가전 2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사실 무리한 플레이가 몇 개 있었다. 오랜만에 경기를 뛰어서 안정되지 않았다. 팀에 득점할 수 있는 형들이 많아서 나까지 욕심을 부리면 팀이 망가질 것 같다. 형들을 살려줄 수 있는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한다. 또한 빅맨 포지션에 부상선수가 많아서 리바운드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오랜만에 출전시간을 많이 받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웃음). 이런 기분이 중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다. 뭘 한지도 모르겠고, 경기 끝나고 쥐가 올라왔다. 방에 들어가 혼자 멍하게 앉아있었다. 오랜만에 뛰는 거라 잘할 거라는 기대를 아예 안 했다. 열심히 뛰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곤자가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했는데도 기량이 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 끝나고 영상을 2, 3번 돌려봤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좀 더 차분하게 형들을 살려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무리를 했다.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다음에 생각하면서 고칠 수 있다고 본다.

이현중과 함께 대표팀에서 뛰었는데 여준석이 보는 이현중은 어떤지?
완벽한 리더다. 형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지만 현중이 형만의 아우라가 있다. 농구할 때 살짝 나사가 풀린 것 같다(웃음). 같이 뛰면 나도 눈치 보지 않고 나사가 풀린다. 함께 손발을 맞추면 재밌고, 배울 점이 많은 형이다.

앞으로 이현중, 여준석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중이 형은 하던 대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면 된다.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 리바운드, 허슬 플레이까지 대단하다. 나도 현중이 형처럼 좀 더 에너지를 끌어올려야 한다. 나머지 동료들까지 함께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 생각한다.

아시아컵에서 호주, 레바논, 카타르와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잘하든 못하든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럼 후회는 없을 것 같다. 열심히 뛰는데 경기가 풀리지 않고, 슛이 안 들어갈 수도 있다. 아까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지 않았나. 노력과 더불어 운이 따라줘야 한다. 현재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운만 조금 따라주면 좋은 결과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시아컵을 향한 각오 한 마디 해준다면?
이기는 농구를 하고 싶다.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잘된 부분이 있었지만 안주하지 않으려고 한다. 차분히 조직력을 더 가다듬어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여준석에게 국가대표란?
아직도 나의 꿈이다. 국가대표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너무 많다. 함께 뛰는 훌륭한 형들과 함께 내가 생각하고 있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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