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금 논쟁보다 중요한 건 주식시장에 던지는 ‘신호’

강정아 기자 2025. 8. 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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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속도보다 방향을, 정책보다 신호를 먼저 본다."

얼마 전 미팅에서 만난 자본시장 전문가가 세제 개편안 이야기를 꺼내며 던진 말이다.

최근 세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여당 내 의견 일치가 되지 않자, 주식시장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세금 논쟁은 치열하게 하되, 관련 메시지는 시장에 일관되게 전달돼야 하는 만큼 이번 개편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 내부 협의가 부족했던 점은 아쉬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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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속도보다 방향을, 정책보다 신호를 먼저 본다.”

얼마 전 미팅에서 만난 자본시장 전문가가 세제 개편안 이야기를 꺼내며 던진 말이다. 그는 역대 다른 정부에서도 증시 관련 세금 논쟁은 계속됐다며, 결국 증시를 살리는 건 ‘일관된 방향성’이라고 했다.

설령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된다고 하더라도, 외부로 나오는 메시지는 일관된 방향을 가리켜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최근 세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여당 내 의견 일치가 되지 않자, 주식시장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투자자 반발과 당내 공방이 이어지는 주요 안건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이다.

7월 2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25% 인상, 주식 양도세 대주주 강화 방안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대주주 조건 강화에 대해 진성준 전 정책위의장과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소속 이소영 의원 사이 언쟁이 오가며 당내 분쟁이 커졌고, 이후 김병기 원내대표가 당내 특위를 중심으로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며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세부적인 정책이 바뀌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투자자들은 매번 말을 바꾸는 정부를 믿지 않는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는 7월 31일 3300선에 육박했다가, 세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여당 내 의견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3190선까지 후퇴했다.

“증시를 키우겠다”는 구호 아래, 투자자들에게 ‘세금 인상’ 카드부터 날아왔다. 시장이 왜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지, 이유는 단순하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미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하향 반대’ 청원에 5일 오후 3시 기준 13만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에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와 관련해 코스피5000특위와 당내 별다른 협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세금 논쟁은 치열하게 하되, 관련 메시지는 시장에 일관되게 전달돼야 하는 만큼 이번 개편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 내부 협의가 부족했던 점은 아쉬운 지점이다.

정청래 민주당 신임 대표는 지난 4일 당내 의원들에게 주식 양도세 관련 함구령을 내리고, 빠르게 입장 정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당정이 민심을 반영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다음 날 대통령실이 “하루이틀 주가 변동만으로 정책을 재검토하긴 쉽지 않다”고 언급한 것을 보면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개정안은 오는 14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오는 9월 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세제 개편 최종안이 언제 나올지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말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지킬 것이냐’다. 정책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신뢰는 두 번 흔들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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