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대만보다 한반도일 수 있다 [무기로 읽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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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에 심상치 않은 균열이 포착되고 있다.
미측 장관들의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이 배제되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2+2 한미관세 협의는 돌연 취소되었다.
현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의 수석고문을 지낸 콜드웰이 참여한 싱크탱크(Defense Priorities)의 보고서는 미국의 전략기조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런데도 이 상황에서 종전선언이 추진된다면,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가 국제법적 명분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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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에 심상치 않은 균열이 포착되고 있다. 미측 장관들의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이 배제되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2+2 한미관세 협의는 돌연 취소되었다. 방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미 민주포럼 종전선언 행사에 참여했고 한반도 평화 법안을 발의한 브래드 셔먼 민주당 의원에게 사의를 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이라는 명칭이 무색한 가운데, 트럼프 정부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확대 적용하는 동맹 현대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의 발동을 공식 요구한 것이다. 대상은 당연하게도 중국과 북한이다. 이제 미국은 묻고 있다. “한국은 정말 동맹인가?”
현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의 수석고문을 지낸 콜드웰이 참여한 싱크탱크(Defense Priorities)의 보고서는 미국의 전략기조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첫째, 미국은 자국 안보의 1차 책임을 역내 동맹국에 부여하고, 그들과 함께 미국의 핵심 이익을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일본 본토–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제2열도선을 핵심 방어선으로 설정하며, 해양 종심방어 전략에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셋째, 동아시아 지역균형 유지라는 명분하에 한반도는 ‘전진기지’인 전략 2선으로 밀려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해당 보고서가 미 행정부 입장을 대변하진 않지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줌에는 분명하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와 동맹균열들은 결코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던 병 복무기간 10개월 단축, 그리고 종전선언 추진은 대북 억제력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단기 징병과 모병 중 병역 선택권을 부여하고 병력규모를 현실적으로 줄이겠다는 주장은 겉보기엔 유연한 선택권처럼 보여지지만, 실상은 개전 시 즉시 동원 가능한 병력 감소, 사단급 부대들의 해체를 포함한다. 게다가 신교대 기간을 제외한 8개월가량의 짧은 복무기간으론 주특기 숙련조차 불가능하다. 군의 4주기 훈련 패턴을 고려할 때, 적어도 1개 단일 주특기 숙달에는 18개월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역 장병이 줄어드니 당연하게도 예비 전력마저 감소한다. 이것은 단순한 병 복무 단축이 아니라 국가의 전면전 수행 역량 해체를 초래한다.
이 점은 러-우 전쟁에서도 드러난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 숙련병을 중심으로 러시아군 저지에 성공했다. 그러나 현재는 드론 및 AI 등 첨단전력으로 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질적 병력 부족으로 포위소멸 위기를 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평탄한 지형에서 첨단기술로 무장했어도 병력 열세로 고전 중인데 70%가 산악지형이고 수도권 전체가 전장이 될 수 있는 한국군의 경우, 북한군의 포초와 돌파, 포위소멸을 막으려면 AI와 드론의 지원을 받는 ‘충분한 규모의 숙련병’과 탄탄한 편제가 필수적이다.
그런데도 이 상황에서 종전선언이 추진된다면,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가 국제법적 명분을 얻게 된다. 전력이 축소되고 동맹 기반이 약화된 시점에서, 북한이 ‘영토완정’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전략적 공백이 생기고 억제력이 무너지면, 전쟁은 대만해협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먼저 시작될 수 있다. 억제력은 구호가 아니라 실전적인 숙련병 전력과 전투준비태세에서 나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책임한 선전 선동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한 국방 태세 재정비와 동맹의 복원이다. ‘10개월 군대’와 종전선언의 추진은 대체 누구를 위한 안보 자해 행위인가.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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