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분리과세”… 배당소득세도 논란 확산
“삼성전자도 조건 맞추기 어려워”

정부가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를 도입해 투자자 세금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지만,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상 기업이 전체 상장사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분리과세를 기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떠나는 원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고배당 기업에 투자해 얻은 배당소득은 14~35% 세율로 분리과세된다. 소득세 기본 세율(6~45%)로 세금이 매겨지는 지금보다 세율이 낮다. 정부는 고배당 기업 기준을 ▲배당성향(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보다 5% 이상 현금 배당이 늘어난 기업으로 정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분리과세 대상이 되는 상장사 수를 350여 개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사(2615개)의 13%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350여 개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보다 5% 이상 현금 배당이 늘어난 기업이라는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투자자가 분리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9조8000억원이던 총배당금을 올해 10조3000억원으로 늘려야 해 조건 맞추기가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기준 배당성향 25% 이상 40% 미만 상장사는 총 215개인데, 이 가운데 3년 전 배당한 이력이 있는 상장사 가운데 5% 이상 배당이 상승한 상장사(현재 기준)는 90여 개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배당을 꾸준히 늘린 기업이면, 앞으로 오히려 고배당 기업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미 배당을 많이 해온 터라, 5% 이상 현금 배당을 늘려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 이점옥 패스파인더 세무전문위원은 “한 해라도 이익이 줄거나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 예년보다 5% 이상 현금 배당을 늘릴 수 있는 기업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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