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내일 입추(立秋)

김상수 2025. 8. 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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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으로는 내일(7일)이 벌써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立秋)다.

올해는 유독 국지적으로 폭염과 폭우가 잦았던 것 같다.

지구온난화다 뭐다 해서 이전과는 달라진 현상이 뚜렷한 것도 사실이지만 당면한 것이 가장 절실한 것이 아닐까 싶다.

가을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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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으로는 내일(7일)이 벌써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立秋)다. 올해는 유독 국지적으로 폭염과 폭우가 잦았던 것 같다. 그저 덥다는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을 만큼 심했던 것일까. 그만큼 ‘극한(極限)’이라는 수사를 많이 들었다. 폭염이라는 말로는 감당이 안 돼 더위의 끝을 보여줬다는 의미의 극한 더위라는 말을 썼고, 국지적 호우를 말할 때도 극한 폭우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덥지 않은 여름, 춥지 않은 겨울이 있었던가.

지구온난화다 뭐다 해서 이전과는 달라진 현상이 뚜렷한 것도 사실이지만 당면한 것이 가장 절실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겪는 고통이 가장 혹독하고 지금 겪는 더위가 더 야속한 법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더위를 까맣게 잊을 것이다. 곧 또 한 번의 겨울이 오고 그때는 극한 추위를 입에 달고 지낼지도 모른다. 이전 사람들이 더위든 추위든 자연 속에서 견디고 이겨내려 했던 데 비해 방어하고 회피할 수단이 많은 요즘이다.

그런 만큼 맨몸으로 외부 환경 변화에 견디는 내성(耐性)은 약해졌다. 그런 데서 오는 심리적 조급함이 과격한 언어를 쏟아내게 만든 것은 아닐까. 급격한 변화를 예측하고 충분히 대비하는 것과 기꺼이 응전해 보겠다는 기제를 갖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외부 변화에 나를 노출하면서 적응할 수 있는 것과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기상이변을 대하는 것도 단기적 대증적 관점이 호흡을 가쁘게 하고 과잉하거나 과소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지 않았나 싶다.

더운 것도 추운 것도 한 때이고 긴 과정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극한이라고 말하는 순간 이미 더위든 추위든 그 정점을 벗어난 것이다. 순환하는 계절의 한 지점에 서 있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더위 또한 한결 무디어질 것 같다. 여전히 도저히 못 참겠다며 극한을 외치고 있는데 문밖에 뜻밖의 손님이 기다린다. 가을이 온 것이다. 여름을 지나는 동안 이런저런 상처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김상수 비상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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