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스마트파크, 법정관리 여파에 입주자 500명 ‘퇴거 위기’

정유철 기자 2025. 8. 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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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 임대기업 법정관리
대부분 청년 창업자 보증금 묶여
"믿고 창업했는데 보증금 어떻게"
나주시 “실질적 대응책 마련”검토
나주스마트파크 지식산업센터 앞.

광주전남빛가람혁신도시에 조성된 나주스마트파크 지식산업센터 입주 기업 500여 명이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 건물 절반가량을 소유한 중견 건설사와 임대 운영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부동산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나주시의 기업 유치 지원사업을 믿고 입주했던 창업가들은 "책임지는 주체가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5일 나주시에 따르면, 나주스마트파크 지식산업센터는 2021년 준공된 지식산업시설로, 지상 5층 15개 동 규모에 약 600여 기업이 입주 가능한 시설이다. 주로 청년 창업가와 중소기업들이 소규모 공장이나 사무실을 운영해왔다.

문제는 전체 750개 호실 가운데 절반 이상을 보유한 중견 건설업체 영무토건과 해당 시설을 위탁 운영한 임대업체가 잇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불거졌다. 영무토건은 지난 5월 법정 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창업가들이 낸 보증금도 회생 재산에 묶여 반환이 불투명해졌다. 호실 규모에 따라 보증금은 1200만원에서 3000만원 수준에 달한다.

이미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 공공자산 거래 시스템)에는 5일 기준 총 64개 호실이 공매 매물로 올라와 있어, 입주자들은 언제 퇴거 통보를 받을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입주 기업들 사이에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도 일고 있다.

피해 입주자 정유선(61)씨는 "딸이 나주시 기업유치 지원사업을 믿고 창업했지만, 보증금 12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국외 취업을 선택했다"며 "입주자 누구도 책임져주는 곳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 김도경(29)씨는 "시설 인테리어에만 1억원을 투자했는데, 법정관리로 계약 연장이 어려워지면서 결국 사업장을 비워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입주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나주시는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입주자들의 불안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보증금 등 실질적 피해와 관련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며 "피해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