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답례품] 고성 유기농쌀의 변신...바삭하고 고소하니 두눈 번쩍
시부모 농사지은 친환경 곡물
직접 반죽해 곡물칩으로 제작
청소년 어르신에 제빵 수업도
"쌀 소비 늘려 농가 도움 되길"
"드셔보세요. 깜짝 놀라실 거예요. 맛있습니다."
둥글고 납작한 과자가 바사삭 씹혔다. 짭조름한 맛이 아이스 아메리카와도 잘 어울렸다.
이유미(44) '미당' 대표가 자신감 있게 건넬 만했다. 미당은 고성군 회화면 배둔리에 있는 카페 이름이다. '쌀 미(米)' 자를 쓴다. 쌀로 만든 수제 디저트를 파는 쌀 베이킹 전문점이다.

◇시부모가 농사지은 쌀로 만든 과자 = 쌀은 고성군 특산물이다. 고성 쌀은 고성평야의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강수량·일조량에 힘입어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학비료·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군 특산물인 쌀을 바탕으로 몸에 좋은 오곡을 엄선해 만든 게 오곡곡물칩이다. 현미·메밀·흰깨·흑임자·오트밀 다섯 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 대표는 "시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은 현미와 깨 등을 주로 쓰고, 오트밀만 따로 사서 쓰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곡물이 추가로 필요하면 지역 농산물을 우선 구입해 쓴다.
오곡곡물칩은 강정처럼 반죽해서 하나하나 틀에 찍어 눌러 오븐에서 구워낸다. 모든 과정은 이 대표 손을 거친다. '핸드 메이드' 답례품이다.
이 대표는 2023년 10월 카페 문을 열었다. 창업 1년 여 만에 올해 답례품 업체로 선정됐다.

◇쌀 베이킹 매력에 빠진 늦깎이 창업가 = 두 아이 엄마인 이 대표가 뒤늦게 창업을 결심한 것은 쌀 베이킹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고성에서 태어났지만 창원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20여 년을 살았다. "어쩌다가 고성 토박이 남편을 만나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산지도 20여 년이 됐어요"라고 웃었다.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엄마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게 되면서 농업기술센터에서 군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곳에서 쌀 베이킹에 눈을 떴다.
"쌀가루로 빵을 만든다는 게 처음에는 신기했어요. 밀가루 빵만 생각했으니까요. 온종일 반죽하고 구워내는 과정이 힘든 데도 쌀 베이킹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베이글과 식빵 등 밀가루로 만드는 건 쌀로도 다 만들 수 있어요. 좋은 스승을 만난 덕도 컸죠. 요즘도 수시로 연락하며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마다 도움받고 있어요."
재미를 느끼니 실력이 쌓이고 성과로 이어졌다. 손재주 있는 이 대표가 제과·제빵 분야에서도 솜씨를 뽐내자 실력을 인정받았다. 쌀 베이킹 자격증을 따자마자 강연 의뢰가 들어왔다. 강사로 활동하며 또 다른 재미를 찾았다.

◇청소년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 카페에서도 청소년이나 성인 대상으로 '원데이 클래스(하루 1~2시간 동안 특정 주제나 기술을 체험하거나 배우는 교육프로그램)'를 연다.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카페 근처에 초중고등학교가 모여 있어서 방과 후 수업이나 진로 체험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강사 활동 비중이 커지면서 가게 문을 닫을 때가 잦다. 유동 인구가 많지 않은 한적한 시골 마을 카페여서 손님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 이제는 가게 문이 닫혀 있으면 단골 동네 주민들도 '또 출강 갔나 보네'라고 이해한다고.
이 대표는 가게를 시작하자마자 청소년들에게 20% 할인 혜택을 줬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러한 활동은 군에서 추진하는 '청소년우대가게' 선정으로 이어졌다. 청소년 성장 지원을 위한 군 특화사업으로 지역 내 카페와 협력해 청소년에게 할인·무료 음료 등 혜택을 제공한다. 2023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공모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12곳으로 늘었다. 우대가게는 청소년 안전구역으로 지정돼 청소년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쌀 활용 가공식품 확산 꿈 키워 = 이 대표는 특색 있는 쌀 베이킹을 활성화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강연에 집중하는 이유다.
"수업하러 가면 '쌀로 이런 게 되는구나'라는 반응이 많아요. 쌀 베이킹이 생소할 수 있는데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커지면서 앞으로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지금은 쌀 제빵이 돈이 된다기보다 쌀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더 보여드리고 싶어요. 맛은 (밀가루) 빵도 아닌 것이 떡도 아닌 것이 중간쯤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쌀가루가 숙성되면 더 맛있어요."
맛도 있지만 쌀이 소화가 잘 되고 건강에도 좋아 한 번 맛본 사람들이 재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기업이나 단체 행사 답례품이나 명절 선물용으로 주문이 조금씩 늘면서 포장 스티커에도 신경 쓰고 있다.
"요양원에 있는 부모님이 좋아하신다며 계속 구매하는 분들이 있어요. 환자도 찾는 건강 간식이죠. 맛과 정성이 들어간 곡물칩을 인정받는 것 같아 저도 고마운 마음입니다. 아직은 제가 일일이 구워내는 수준이지만, 대량 생산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답례품으로 받아보고 창원에서 사러 오거나 멀리서 택배 주문도 들어오는 등 구입 문의가 늘고 있거든요.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지역 특산물인 쌀이 많이 소비되고,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답례품 선정이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정봉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