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타인은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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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지옥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이 세상은 끝내 이해하지 못할 타인으로 넘쳐난다.
먼저 공격받은 적이 없으면서도 만인을 적으로 대하며 어떤 이유로든 자신 속에서 타자를 만들어내고, 또 그 타자를 두려워하는 인간 집단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함으로 가득하다.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은 지옥, 그 지옥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와 삶에 솔직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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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관계 내려놓고 내면에 집중하자

"타인은 지옥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이 세상은 끝내 이해하지 못할 타인으로 넘쳐난다. 우리 편이 아니면 다 적이 되는 세상, 밑도 끝도 없이 혐오를 양산하는 세상 속에 살아가려니 타인은 지옥이자 감옥이 될 수밖에 없다.
상담실을 찾아오는 많은 이들은 사람들 눈치 보느라 너무 지쳤고 이해 안 되는 사람 투성이라며 하소연을 쏟아낸다. 제발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 좀 알려달라는 것이다.
이 시대의 어느 시인은 이렇게 읊조린다. "질겅질겅 씹히는 하루/ 단물이 쏘옥 빠지면 뱉어진다 (중략) 세상은 나를 씹는다/(중략) 뱉어진 나는 바스락대는 종이에 싸여 버려진다."
경쟁에 내몰리는 사회에서 씹다 버린 껌 같은 존재가 되지 않으려면 타인의 눈치를 요령껏 살펴야 하고, 입안의 껌처럼 비위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비루한 삶에 붙은 껌처럼 하루하루 살아내다 보면 나라는 존재는 점점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 공허해진다. 날 낳아준 부모조차 눈치 없고 덜떨어진 나를 타박 한다. 나를 적대시 하는 사람들의 눈총은 말할 것도 없다. 오죽하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 함윤이는 "산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일의 연속"이라 했을까. 먼저 공격받은 적이 없으면서도 만인을 적으로 대하며 어떤 이유로든 자신 속에서 타자를 만들어내고, 또 그 타자를 두려워하는 인간 집단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함으로 가득하다.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은 지옥, 그 지옥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와 삶에 솔직해지는 것이다.
성경에는 예수의 일행을 맞아 부지런하게 집안일을 하는 마르타가 등장한다. 동생 마리아는 언니의 분주함에도 아랑곳없이 예수의 발치에 앉아 말씀에만 온전히 귀를 기울인다. 마르타는 화가 나서 예수께 불만을 터트린다. 그러나 예수는 오히려 온갖 일에 마음을 쓰며 걱정하는 마르타를 꾸짖고 참 좋은 것을 택한 마리아의 몫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우리는 대부분 마르타와 같다. 자신의 욕구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 채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얽매여 끌려가는 삶을 살아간다. 좋은 사람이라는 허울에 갇혀 스스로를 희생시킨 후, 기대만큼 인정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상처받고 분노한다. 마리아처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내면 소리에 집중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뭔 소리래? 마르타의 처절한 공격은? 아무리 좋은 선물도 내가 거절하면 그뿐. 남이 던진 공을 내가 받지 않으면 그 공은 떨어지고 마는 이치와 같다. 그럼에도, 눈치가 보인다면 "눈치 좀 보이지만 어쩌라고"라는 '똥배짱'으로 자신의 겁내는 마음을 안아주면 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상호제지의 원리 또한 단순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행복할 수는 없다. 그러니 내 삶을 온전히 살려면 먼저 마음을 괴롭게 만드는 관계를 놓아야 한다. 나를 늘 질책하고 지적하는 사람이라면 더는 눈치 보지 말고 내려놓자. "너를 위해서"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 나를 끊임없이 흔들거나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이젠 안녕! 시원하게 돌아서자. 나를 얽어매는 그 사람, 그 사람이 한 말, 그와의 기억에 매달릴수록 삶은 무겁고 질척하다. 그는 내 몫이 아니다. 부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은 다 주님에게로!
/이은혜 이은심리상담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