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억 들인 신형 전기차 충전기…"차주에 불이익" 왜
<앵커>
지난해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는 전기차 배터리 폭발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하게 했습니다.
당시 정부가 안전 대책으로 배터리 과충전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전기차 충전기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하 주차장 내 한 전기차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곧이어 순식간에 폭발합니다.
불길이 지하 주차장을 전소시켜 차량 900대가 손상됐고 600세대 가정집에 연기가 들이찼습니다.
환경부가 내놓은 대책은 신형 전기차 충전기, '충전 제어 기능'이 특징입니다.
충전량을 95%까지로 설정해 봤습니다.
이 전기차에는 전기가 93% 충전돼 있습니다.
충전기를 통해서 충전량 제어가 가능한지 테스트해 보겠습니다.
95%까지 오르자 자동으로 멈춥니다.
[조창현/전기차 충전기 업체 운영팀장 : (스마트제어 충전기는) 전기차와 통신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어서 사전에 설정한 충전 한도만큼만 충전을 해주고 과충전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충전기만 신형으로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란 겁니다.
테스트에 이용된 차량처럼, 배터리 충전 상태를 완속 충전기에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차량에 깔아야 가능합니다.
올해 출시 차종 중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이제까지 팔린 전기차 70만 대가 고객센터에 들어가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위한 일종의 리콜 조치가 필요한데, 이를 원치 않는 전기차주들도 있습니다.
[전기차주 : (배터리) 100% 성능을 쓰기 위한 걸로 알고 구입했는데, (충전량을 제한한다는 게) 그렇게 규제를 한다든가 불이익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거든요.]
배터리 과충전이 전기차 화재의 원인이라는 게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됩니다.
청라 화재 직후 서울시도 지하 주차장에 90%로 충전 제한을 권고했다가 반발이 생기자 슬그머니 철회했습니다.
[김성태/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 : 100% 배터리 완충이 화재와 관련 있다는 게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차주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은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고 봅니다.]
스마트 충전기 사업에 투입되는 정부 보조금은 올해까지 3천200억 원, 환경부는 신형 충전기 4만 2천 대를 설치 중이라고 밝혔지만, 충전기 설치만으로는 정책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병직, VJ : 신소영)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j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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