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40도 찜통’” vs “에어컨 설치비 600억, 누가 내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여름 내부 온도 40도 육박해 시민 불편
예산 등 냉방시설 설치 현실적 어려움
“많은 사람이 몰리는 역엔 냉방시설을 늘려야 해요.”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지하철 역사 내 냉방시설 설치·확충을 놓고 시민 의견이 엇갈린다. 열차를 타기 위해 잠시 머무는 공간인 역사 내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냉방시설을 늘리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한 논쟁이다.

호선별로는 3호선이 20개(지하 18개, 지상 2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2호선 17개(지하 4개, 지상 13개), 4호선 9개(지하 4개, 지상 5개), 7호선 3개(지상 3개), 6호선과 8호선이 각각 지상 1개 역사씩 냉방시설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여름 역사 내 온도는 40도 가까이 오르는 ‘찜통’이 된다.
김 의원이 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7월22∼24일 주요 17개 역의 오전 8시, 오후 3·6시 온도 측정자료를 분석해보니 3호선 옥수역은 지난달 24일 오후 3시 39.3도를 기록했다. 오후 6시에도 38.1도를 나타냈다. 2호선 성수역도 지난달 24일 오후 3시 39도를 기록했다. 시민들이 느끼는 실제 체감온도는 측정치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냉방시설이 갖춰진 역사도 폭염을 피하긴 어렵다. 지난달 23일 기준 7호선 건대입구역(31.6도)과 8호선 암사역(31.5도)의 온도가 32도에 육박했다. 이용객 수와 역사 내 크기·구조 등에 따라 냉방시설이 있더라도 역부족이다.

공사도 이 문제로 매년 고민이 깊다. 우선 공사는 지상역사 총 25개역 중 9개역 14곳에 냉·난방설비 등이 갖춰진 동행쉼터(고객 대기실)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역사에선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60대의 냉방 보조기기를 운용하며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냉방시설을 설치·확충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상역사는 개방된 구조상 냉방시설 설치가 어렵고, 지하역사의 경우 막대한 공사비용이 들어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
이 같은 이유로 냉방시설을 늘리지 않아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크다.
직장인 김모(34)씨는 “역사가 너무 덥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또 예산을 들여 냉방시설을 늘리면 그만큼 요금이 인상되고, 결국 우리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역사에 냉방시설을 설치하려면 집처럼 단순히 에어컨을 설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역사당 6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며 “우선 동행쉼터를 늘려나가면서 기존 냉방역사의 냉방시설을 개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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