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새 정부 대북 기조… 인천시 교류사업 흐름 타야
尹정권 시절 긴장국면 직접 피해
정동영 장관, 민간차원 적극 독려
인천시 사업중단 협력기금 잔액 ‘82억’
관광산업·지질공원 등 재개 시점
다양한 시나리오 정책 준비 필요
일각, 북한 공식 호응 없는점 부담

정부가 최근 잇따라 대북 유화 조치를 내놓으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대통령실과 통일부, 국방부 등 정부 부처의 정책 기조를 면밀히 살피며 향후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수도권 접경도시 인천은 그간 긴장된 남북관계로 인한 직접적 피해를 경험해 왔다. 새 정부 출범으로 인천은 대북 교류사업 거점 도시로서의 역할에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단과의 면담에서 “신고만 하고 자유롭게 만나시라”며 민간 교류를 적극 독려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그동안 대북 접촉 제한의 근거가 되었던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을 폐지하며, 남북 간 민간 접촉의 문턱을 낮췄다.
이 같은 분위기 변화에 인천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인천시는 2019년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 자격을 얻었다. 현재는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 물품 전달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인천시는 한때 대북지원사업에 적극적이었다. 2010년 출범한 민선 5기 송영길 시장 재임 기간에 민간 대북 지원기관과 협력해 활발한 지원사업을 펼쳤다. 2011년 개성공단 내 북한 근로자들을 위해 500대의 자전거를 전달했고, 말라리아 방역 물품도 지원했다. 또 북한 영유아·임산부를 대상으로 우유 가루와 빵 등 식료품을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태로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역시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야 가능하다는 내용의 5·24 조치가 시행돼 제약이 있었음에도 대북지원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갈수록 경색되는 등 ‘외부적 요인’으로 대북지원사업이 수년간 중단된 상태다. 인천시 남북협력기금 잔액은 82억원에 달하지만, 사업 집행 실적은 거의 없다.
인천시가 대북지원사업에 공을 들여야 할 명분은 남북 긴장 국면에서 보낸 최근 수년 동안 충분히 쌓였다. 최근까지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 송출로 인해 강화지역 주민들은 1년 가까이 일상생활과 지역 숙박업 등 관광산업 전반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인천시가 추진해온 ‘백령·대청 세계지질공원’ 지정 프로젝트도 북한의 이의제기로 사실상 중단됐다. 서해5도 주민들의 실망도 컸다. 서해5도 어민들은 조업 제한 등으로 꾸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정부가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뒤 북한도 확성기 송출을 멈추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은 평화가 돈이고 경제라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인천시가 대북 교류와 지원의 재개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공식적 호응이 없는 상황에서 인천시가 선제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인천시가 변화하는 정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남근우 인천연구원 박사는 “북한이 단기간 내 교류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접경지역을 평화경제특구로 지정해 수도권 규제 완화 등 실질적 이익을 요구할 수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인천시 차원의 정책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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