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 4강에 창원공고 야구부 이름 건다" 뜨거운 도전
9일 봉황대기 앞두고 선전 다짐 “뙤약볕 구슬땀 헛되지 않기를”
고교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열리던 지난 5월 6일 서울 양천구 신월야구장.
대회 나흘째인 이날 신생 야구클럽에 속하는 창원공업고등학교는 전통의 강호 경기 항공고등학교를 맞았다. 주말리그 전반기 경기권A에서 6전 전승으로 우승한 경기항공고는 경상권A 6위(2승 4패)에 그친 창원공고야구단보다 누가 봐도 한 수 위. 여기에다 경기항공고의 에이스 양우진은 내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실력파였다.
역시나 시작은 순탄치 못했다. 창원공고는 1회 말 경기항공고 4번타자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준다. 그렇게 끌려가나 싶었던 4회초. 2사 1, 3루의 기회가 찾아왔다. 5번타자 김경민. 2타점 적시 2루타. 이어 6번 김재율이 때려낸 또 하나의 2루타. 순식간에 3-1 역전을 만든 창원공고는 이 점수 차를 9회까지 지켜낸다. 2021년 창단 후 황금사자기 본선 첫 승. 기세를 탄 창원공고는 2회전에서 만난 경기 구리시 인창고를 7-3으로 제압했다. 지난 2023년 봉황대기 2회전 광남고에 7-8 석패, 2024년 이마트배 2회전 성남고에 0-2 패배, 2024년 봉황대기 2회전 북일고에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배. 하지만 창원공고는 이날 '2회전 징크스'를 말끔히 털어내고 창단 첫 전국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새역사를 써냈다.
창원공고 야구부는 지난 2021년 12월 창단 승인을 받았다. 용마고(1936년), 마산고(1942년), 김해고(2003년), 양산물금고(2015년), 밀양 TKBC(2020년·창단 당시 밀성고), 합천 야로BC(2020년)에 이어 경남지역 일곱 번째 고교야구팀이자 창원지역에 연고를 둔 세 번째 팀이다. 최근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70순위로 김종운(포수 겸 투수)이 지명받아 창원공고 출신 첫 프로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김종운은 오는 9월 중국 푸젠성에서 열리는 제31회 아시아야구선수권 대회 국가대표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 덕에 선수단의 분위기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여기에다 새로운 법인이 꾸려져 야구단 대표와 단장의 얼굴이 바꼈고, 프로 출신의 감독과 코치진까지 정비가 끝나자 야구단 사기는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박준서 감독이 있다.
박 감독은 광주 동성고를 나와 2001년 SK 와이번스에 2차 3라운드 19순위로 입단했다. 이후 2002년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된 뒤 2015년까지 롯데에서만 뛰었다. 프로 은퇴 뒤 부산고등학교와 대구 상원고등학교 야구부 등에서 코치로 일한 박 감독은 창원공고에서 처음으로 팀 전체를 이끄는 수장 역할을 맡았다.
그는 "사실 창원공고에 입학한 선수들 중에는 마산용마고나 마산고를 목표로 했던 아이들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최고 수준의 학생들은 아닌 셈이다. 그냥 남들보다 야구를 조금 더 잘해서, 혹은 야구가 그냥 좋아서, 또는 진짜 야구가 하고 싶어서 모인 친구들이다. 그런 학생들을 그라운드 위에서 엄하게 닦달하거나 혹독하게 다그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산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우리 코치진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한솔(중견수), 이진우(유격수), 김도훈(유격수), 김재율(포수), 차정호(투수) 같은 주전급 선수들의 기량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서 성적 욕심은 조금 난다"고 귀띔했다.
김길택 단장 역시 그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동창회도 후원회도 없는 야구 불모지나 다름없는 학교지만 그래도 37명 전 선수들이 이 땡볕에서 구슬땀을 흘려 준 덕분에 너무나도 훌륭한 성적들을 거두고 있다. 그래서 다들 더욱더 기대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마산용마고와 마산고를 넘어 전국 4강이다. 꼭 그렇게 되도록 증명해 보이겠다. 그때까지 단 한 명의 낙오도 생기지 않도록 열과 성을 다해 선수들을 뒷바라지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운명은 항상 얄궂다. 오는 9일부터 시작하는 올해 마지막 전국대회인 봉황대기 고교야구 첫 상대는 공교롭게도 마산용마고다. 그 산을 넘는다해도 그 다음은 고교야구계의 거함이라 불리는 천안 북일고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바짝 기세 오른 창원공고 야구부의 올 여름 마지막 여정을 끝까지 지켜보는 재미는 있을 것 같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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