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급식 식재료 수의계약 제한… 친환경 농산물 공급망 무너질라
10월부터 동일업체 年 5회로 결정
친환경 농업·새품목 개발에 역행
지역 배송업체 보관 문제도 지적
도의회 민주, 지침 즉각 중단 촉구

경기도교육청의 급식 식재료 계약방식 변경을 두고 도내 친환경 농산물 공급 체계가 무너질 것이란 우려(8월4일 인터넷보도)가 가중되는 가운데 실제 공급망을 확인하기 위해 농산물이 농가에서 학교로 공급되는 길을 따라가봤다.
지난 3일(일요일) 오후 2시께 광주시 곤지암읍의 경기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 이날 동행할 저온냉장고가 수반된 물류차량 한 대가 출발을 앞두고 있었다. 해당 물류차량의 경유지는 이천과 여주. 이날 온 지역 친환경 농산물은 이튿날(월요일) 학교 급식에 식재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날 진흥원에서 갖고 온 농산물의 총 주문량은 가지·부추·멜론 등 총 1천254개 박스로 학교 대부분이 여름방학 기간이라 전체 물량이 적었다. 평소에는 박스 2만여개가 채워진다. 지난해 기준 경기도 학교 1천305곳(56%)이 진흥원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받았다. 진흥원과 계약한 친환경 농가는 1천157곳(20개 지역 34개 출하회)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도교육청이 오는 10월부터 급식 식자재 공급 계약에 대해 동일업체와의 수의 계약을 연간 5회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본래 급식 식자재는 수의계약에 횟수 제한이 없었다. 수의계약 횟수를 제한해 식재료 공급 구조를 다변화하고, 단가를 절감하겠다는 게 도교육청의 취지다.
유통센터를 나서고 1시간여 지나자 이천시 호법면의 농가 60여곳이 소속된 ‘이천친환경출하회’의 저온저장고가 눈에 들어왔다. 저장고 내부에는 이날 오전에 생산자(농민)로부터 옮겨진 멜론이 기다리고 있었다. 농민들은 친환경 농법으로 멜론 수확이 가능해진 게 불과 6년 전이라고 했다. 학교급식이 친환경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로 자리잡으면서, 친환경 농법을 활용한 새로운 품목도 개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선주 이천친환경출하회장은 “멜론은 6년 전부터 공급했고, 딸기랑 수박 등도 몇 년 되지 않았다”면서 “팔리는 곳이 있으니까 작목반별로 농법을 연구하고 교육도 들으면서 품목 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판로가 사라지면 품목 개발은 커녕 버티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저장고에서 농산물을 실은 물류 차량은 다시 광주의 유통센터로 향한다. 이곳에는 다른 물류차량이 싣고 온 농산물과 과일과 더불어 전처리 업체에서 입고된 감자와 당근, 버섯, 잡곡, 가공식품 등이 모인다. 직원들은 지역별로 발주 물량에 맞게 분류하는 한편, 농가에서 온 식재료를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을 병행한다.
시군별 분류가 끝난 밤 12시쯤이 되면 농산물은 다시 물류차량에 실려 지역별 물류업체로 향한다. 다음 날 새벽까지 저온저장고에 보관한 뒤 새벽부터 관할 학교로 공급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친환경 농가를 넘어서 지역 배송업체의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수원의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학교 급식에 제공되는 농산물은 창고 기준도 까다로워서 김치나 축산 등 다른 식재료와 병행할 수도 없다”며 난감해 했다.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자 경기도의회도 목소리를 냈다.
도의회 민주당은 5일 대변인단 논평을 통해 “도교육청은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 변경지침 시행을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도교육청은 예산 절감과 투명성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계약재배를 해야 생산량을 맞춰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며 “입찰 방식으로 전환하면 친환경 급식 체계를 와해시켜 학생의 건강을 위협하고 친환경 농가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은수·한규준 기자 wood@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