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민간항공기구, 고도 제한 확대…공항 인근 개발 '적신호'
10.75㎞까지 단계적 적용 개정
국토부, 지자체 대상 의견 수렴
국제 기준 기반 규정 변경 준비
중구 영종도 90%·계양구 전체
서구·부평구·옹진군 일부 해당
주민 반발 불 보듯…대책 고심
인천시, 용역 의뢰·공동 대응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공항 활주로 주변 고도 제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국제 기준을 개정하면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인근 인천지역 지자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현행법은 공항 활주로 반경 4㎞ 이내에선 높이 45m 미만 건물만 짓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개정된 국제 기준이 적용되면 최대 10.75㎞ 반경까지 고도 제한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ICAO가 전날 고도 제한 관련 국제 기준 개정안을 발효함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공항 주변 지역에 대한 고도 제한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공항 인근 지자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개정된 국제 기준을 토대로 국내 규정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 핵심은 1955년부터 적용했던 고도 제한 기준인 '장애물 제한 표면(OLS)'을 '금지 표면(OFS)'과 '평가 표면(OES)'으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현재 공항 활주로 반경 4㎞ 내 지자체들에 45m의 고도 제한이 적용되고 있는데, 개정안이 적용되면 최대 10.75㎞ 반경까지 지역 상황을 고려해 고도 제한이 차등 적용될 수 있다. 높이도 45·60·90m 등 단계적으로 제한을 뒀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과 가까운 인천지역 지자체들도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앞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진행해야 할 공항 인근 원도심에서는 고도 제한이 걸림돌로 작용해 각종 개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별로 보면 중구에서는 인천공항으로 인해 용유동·운서동 전체와 영종동 일부에 고도 제한이 적용되고 있는데, 국제 기준이 적용되면 영종도의 약 90%가 고도 제한 영향권에 들게 된다. 영종도는 내년 7월부터 중구에서 영종구로 분리된다.
중구 관계자는 "지금보다 영종지역 고도 제한 범위가 넓어지는 문제에 대해서 지역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아무래도 지역 개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주민들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계양구 역시 김포공항으로 인해 계양1동·계산동 일부가 고도 제한을 받았지만 국제 기준 도입 시 계양구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계양구 관계자는 "아직 국내 기준이 변경된 게 아니어서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정부에 한목소리는 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부평구·옹진군 일부 지역도 고도 제한 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
김포공항을 기준으로 반경 10.75㎞ 이내에는 부평구 삼산동·부개동·갈산동·청천동 일부가 포함된다.
서구 또한 연희동·원당동·아라동 일부가 고도 제한 영향권에 들어간다. 옹진군 신·시·모도 전체와 장봉도 일부도 인천공항 반경 10.75㎞ 안에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시는 국제 기준 개정안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들을 조사하기 위해 이달 인천연구원에 '공항 주변 고도 제한 완화 방안 수립' 연구를 의뢰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국내 법 적용을 준비 중인데 2030년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인천연구원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려고 한다"며 "서울시·경기도와 공동 대응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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