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족 보행 ‘스팟’ 도입 고려아연, 울산 안전의 모범되길
울산 울주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전 세계 제련소 최초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도입했다는 소식이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산업 현장의 고질적인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는 혁신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큰 박수를 보낸다. 이번 스팟 도입이 단순히 한 기업의 스마트 공장 구축을 넘어, 울산 전체 산업계의 안전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고려아연의 스팟 도입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위험 지역과 안전 사각지대를 24시간 순찰·점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열화상 카메라, 가스 측정 센서 등을 장착한 스팟은 설비의 미세한 온도 변화나 유해 가스 누출 같은 위험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공유한다. 이는 사고 발생 후 수습이 아닌, 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안전 관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다. 야간이나 휴일 등 점검 취약 시간대에도 공백 없는 감시가 가능하다는 점은 현장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고려아연의 이번 시도가 울산의 주력 산업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울산은 비철금속 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조선, 화학 등 거대 장치 산업이 밀집한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부다. 이들 산업은 복잡한 배관과 거대한 설비, 유해 물질 취급 등 유사한 안전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근로자의 시야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 고온·고압의 위험 구역은 언제나 중대 재해의 잠재적 위협이 돼왔다.
따라서 고려아연의 스팟 도입은 이들 장치 산업 사업장들이 안전 확보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로봇과 인공지능(AI), 드론 등을 활용한 통합 안전 점검 체계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닌, 우리 산업 현장의 필수 요소다. 위험한 업무를 로봇에 맡김으로써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기존 인력은 더 고도화된 분석과 관리에 집중하게 하여 업무 만족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고려아연은 스팟 도입과 관련, 스스로 '안전관리 분야 혁신의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했다. 이 첫걸음을 통해 스팟과 드론, 자율주행차량이 제련소 곳곳을 누비는 AI 기반의 '스마트 제련소'를 구현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가 차질 없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고려아연의 이같은 안전 혁신사례가 울산의 다른 기업들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