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미혼모들] 월 23만 원에 의지… 혹독한 '나홀로 육아'

박종현·이지윤 2025. 8. 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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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친부·가족들에 외면 당한 채
턱없이 모자란 생활·양육비 한숨
육아 때문에 직업 가지기도 어려워
아이 낳는 순간부터 수급자 전락
지원단체 "실효성 있는 정책 필요"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미혼모가구 수는 2만여 가구인 가운데, 이중 경기도에서는 25% 수준인 5천여 가구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2년 치러진 제20대 대선에서는 이들을 위해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잇따라 양육비 미지급분을 정부가 선지급하는 정책을 내놓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처럼 대선 당시 미혼모가구의 표심을 잡기 위해 관심을 갖는 모양새였지만, 정작 대선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미혼모들의 처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홀로 아이를 양육하면서도, 저조한 지원 속에서 자녀를 키워야 하는 미혼모들의 현실에 주목해 봤다. -편집자주
나홀로 육아. 사진=연합뉴스 자료

24.5%, 원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미혼모의 비율이다.

원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미혼모들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월 23만 원 수준에 불과한 한부모수당에 의존해 육아와 생활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 활동도 하기 어려운 여건 속에 턱없이 부족한 지원은 그들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올해 6살 된 아이를 혼자 키우는 A(26)씨는 6년 전 임신 사실을 아이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 여겼던 사람에게 전하자 그 길로 번호가 차단됐고, 가족들의 연락도 사실상 끊겼다.

생활비나 양육에 들어가는 돈은 해마다 늘어나지만,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자리를 비우기도 쉽지 않다.

아이가 바라는 예체능 학원을 보내줄 여력조차 없고, 폭염 속 물놀이를 가려고 해도 여건이 넉넉지 않다. 매달 수십여만 원이 소요되는 사교육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어서 매일 아이에게 괜스레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미혼모 B(25)씨 또한 수년 전 아이 아빠가 도망쳐 연락이 두절된 이후 5살, 8살 두 아이와 함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미혼모지원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여느 미혼모들처럼 월 23만 원 수준인 한부모수당에 기댈 수밖에 없다.

B씨의 아이들 역시 여느 아이들처럼 학원을 보내달라고 조르지만, 그나마 가능한 것은 상대적으로 선택지가 적은 방과후 돌봄뿐이다.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들이 마땅한 직업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 방안은 마땅치 않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18년 발간한 '양육미혼모 실태 및 욕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 중 무직 비율은 51%에 달한다. 이마저도 미혼모들의 전체 월평균 근로소득은 45만 원 수준이었다. 자녀가 4~6세인 경우 무직률은 34.9%로 줄었지만, 홀로 양육비를 책임져야 하는 만큼 일자리 확보가 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원가족으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4.5%로 4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 배우자가 없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가족들마저 이들을 저버리는 셈이다.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는 미혼모들의 경우, 근로능력과 의지를 평가받으며 이후 생계급여가 현저히 줄어드는 조건부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될 가능성도 있는 처지다.

미혼모 지원 민간 센터를 운영하는 이효천 한생명복지재단 대표는 "미혼모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고, 출산 후 제대로 몸조리도 못 하는 등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미혼모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더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종현·이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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