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Pick] 청소아줌마 대신 ‘환경실무원’… 호칭 정리한 李 정부
정부청사 근로자에 새 이름
李대통령, 청소노동자 애정 각별
미화원으로 일한 동생 목숨 잃어
지사 시절 안정적 근무 여건 조성
민간 용역업체 소속, 직접 고용도

“아줌마” “저기요”라고 불리던 ‘이름 없던’ 정부청사 청소 노동자에 ‘환경실무원’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정부청사 관리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공무직 노동조합이 최근 청소·미화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직 근로자를 환경실무원으로 통일해서 부르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전직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청소 노동자들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던 이재명 대통령의 그간 행보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의 경인일보 보도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도지사로 재임하던 당시부터 청소 노동자들에 마음을 쏟았다. 이는 여동생이 청소 노동자로 일했던 이력과 관련이 깊다. 이 대통령의 과거 SNS에 따르면 청소 노동자였던 여동생은 2014년 과로로 유명을 달리했다. 여동생에 대해 그는 지난 2021년 2월 ‘자기가 직장을 바꾸면 오빠 덕 봤다는 의심을 받는다며 요구르트 배달 일을 수년간 계속 했다. 청소 미화원으로 전직하더니 얼마 안돼, 새벽에 건물 화장실 청소를 하던 중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해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청소 노동자가 과로로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유가족들을 직접 찾아 눈물을 쏟았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단순히 마음을 쓰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는 도 관련 행정에서도 ‘작지만 큰’ 변화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18년 7월 도지사로 취임했는데, 당시 조성하고 있던 도 광교 신청사의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을 5배 가까이 확대하는 한편, 통상 지하층에 있던 휴게 공간의 위치도 지상층으로 옮기도록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예 가이드라인격인 ‘경기도 휴게 시설 관리 규정 표준안’을 마련했다. 이는 도내 공공기관 뿐 아니라 도 차원에서 조성하는 공공주택 전반으로 확대됐다.
청소 노동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만드는 데도 주력했다. 그전까지 도 산하 공공기관들의 미화·경비 업무 등은 대체로 민간 용역업체에서 담당했다. 청소 노동자들은 각 공공기관을 청소하지만 소속은 민간 용역업체였다. 이런 점이 이재명 전 도지사 체제에서 바뀌었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이들을 직고용하는 체제로 변화한 것이다. 기관으로선 많게는 한 번에 수백 명의 인원을 늘리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재명호’ 경기도에서 실현됐다.
지난 2020년 1월 1일부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미화·경비 업무 등을 담당하던 민간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 239명을 직접 고용한 게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 때문에 경과원 직원 수가 기존 310명에서 549명으로 대폭 늘어났었다.
십수년째 한 기관에서 청소를 해왔지만 소속감은 전혀 없었던 노동자들은 반색했다. 당시 광교테크노밸리에서 10년 넘게 청소 업무를 하던 한 노동자는 “광교테크노밸리가 만들어질 때부터 청소를 해왔었다. 일에 대한 자부심이 큰데도, 신분이 불안정하다보니 스스로 위축돼 있었다”며 “같은 경과원 직원이 돼서 기쁘다”고 했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행보들이 이번 정부 결정과도 맥을 함께 한다는 분석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과천과 서울, 세종, 대전 등에 있는 정부청사에서 일하는 미화 공무직 근로자는 900명가량이다. 행안부 측은 “청소하는 분들을 ‘아줌마’, ‘아저씨’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명칭을 ‘환경실무원’으로 바꿔 부를 수 있도록 열심히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기정 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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