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엄벌과 선처- 박지원(법무법인 샤 대표변호사)

knnews 2025. 8. 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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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소위 ‘N번방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이래 기술 발달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고 동시에 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기술 발달에 따라 누구나 통신매체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범죄 발생 위험이 증가했고,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자료의 무제한적 확산 가능성은 아무리 사소한 범죄라도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위험도 증대시켰다. 이러한 현실에서 변호사로서 디지털 성범죄를 다루며 생각한 점은 기술의 발달과 그로 인한 위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기존 성범죄와 달리 영속성과 확산성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즉 한 번 유포된 영상이나 이미지는 인터넷상에서 반영구적으로 남아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개인 간 범죄를 넘어 집단적 성격을 띠게 되었으며, 피해의 규모와 심각성도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을 엄벌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반면, 기술 발달로 인한 디지털 정보에 대한 용이한 접근과 정보처리자의 의도와 무관한 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기술 발달로 생겨난 위험성에 대해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오직 개인에게만 물어 엄벌로 대응하는 것은 지나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을 살펴보면 미성년자나 갓 성인이 된 사람의 비중이 높은데, 일반적으로 미성년자(혹은 갓 성인이 된 자)일수록 디지털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한 반면 자신의 행위에 대한 통제능력과 행위로 인한 결과에 대한 사고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벌주의로만 일관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이 같은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과 그 가해자 중 상당수가 10대나 20대 초반의 젊은 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엄벌만 가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처벌과 함께 올바른 성인식과 디지털 윤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반드시 병행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도 재범 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내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명령을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피해자의 보호와 피해 회복이다. 따라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 및 교육과 함께 피해자 지원 시스템 강화, 디지털 증거 삭제 지원, 정신적 치료비 지원 등 역시 이뤄져야 한다.

결국,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적정한 처벌 수위는 범죄의 심각성, 가해자의 개선 가능성, 피해자의 피해 회복, 사회 전체의 예방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 단순히 엄벌주의의 관점에서 피고인에 대한 형량을 높이는 것보다는, 범행의 동기와 수법, 피해 규모, 반성 정도, 치료 가능성 등을 세밀하게 고려해 가해자가 두 번 다시 재범하지 않도록 적절한 처벌 수위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더불어 근본적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해자나 피해자에 대한 관점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 외적인 요소에 대한 관심과 고민도 적극적으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즉, 디지털 플랫폼 업체의 자율규제 강화, 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윤리 교육 확대, 피해자 지원 체계 정비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디지털 성범죄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법은 사회의 거울이라고 한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에 맞춰 법정형량도 적절히 조정돼야 하지만, 기술발전에 따른 모든 위험을 개인에게만 부담시켜서도 안 될 것이다. 결국, 디지털 성범죄의 예방과 피해자 보호, 가해자의 개선이라는 형사처벌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형사처벌은 물론 다양한 각도에서 다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디지털 성범죄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박지원(법무법인 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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