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관계, 진정성 있는 외교가 필요하다

중부일보 2025. 8. 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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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웃국들에 다소 문제가 되고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한중 관계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급기야 어제 대통령실은 즉각 "민생 및 역내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한중관계를 만들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 측은 이를 곧장 "미국의 레토릭을 반복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사실상 이번 논란은 단순한 외교 수사의 차원을 넘어 한국 외교가 미·중 전략 경쟁이라는 복잡한 지형 속에서 얼마나 정교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여겨진다. 조 장관의 발언은 분명 우리 안보 환경에 대한 현실적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남중국해 및 서해에서의 군사 활동 등 국제사회 다수의 공감대를 얻고 있는 이슈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를 "레토릭 이상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중국 랴오닝대 뤼차오 원장과 사회과학원의 둥샹룽 연구원 등은 "한국이 미국의 담론 체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며 "중국 굴기(國起)에 경계감을 드러낸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이는 중국이 우리 외교에 대해 '미국 쏠림'이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외교가 한미동맹 강화와 동시에 한중관계 관리라는 양손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작은 표현 하나에도 양측의 온도가 다르게 반응하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조 장관의 발언이 의도했든 아니든 중국은 이를 전략적 방향성으로 읽었다. 단지 발언 하나의 문제라기보다 한국 외교가 직면한 구조적 딜레마를 반영하는 단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균형 있는 외교'를 넘어서 신뢰받는 외교로 나아가야 한다. 단기적 발언 조율이나 사후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외교적 진정성은 일관된 기조, 예측 가능한 행보,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국의 핵심 이익을 고려한 신중한 메시지 관리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중국이 이번 사안에서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외교적 표현에 대한 해석은 늘 양측의 관점 차가 있는 법이다. '중국이 이웃국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는 표현은 중국의 팽창주의적 행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을 대변한 것일 수 있다. 중국은 즉각 '미국의 레토릭'이라고 단정하고 비판하기보다 유연하고 성숙한 자세로 양국 간 신뢰 회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결국 한중관계는 어느 한쪽의 구애로 유지되는 관계가 아니다. 상호 존중, 상호 이익, 그리고 무엇보다 상호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 조 장관의 발언 파장이 오히려 외교 당국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우리는 바라고 있다. 한미동맹이라는 기반 위에서 한중관계의 안정적 관리와 진정성 있는 외교 노력이 동시에 전개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전략적 조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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