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1호 법안' 방송법 개정안 통과… 與 "독립성 확보" 野 "땡명뉴스 등장"

김정현 2025. 8. 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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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이사 수를 확대하고, 추천 주체를 다양화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5일 통과했다.

이날 통과된 방송법 개정안은 KBS의 이사 수를 현행 11명에서 15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정안 통과로 KBS 이사회는 법 시행 후 3개월 안에 이사회를 개정안에 따른 방식으로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김현 의원은 "이번 개정안으로 공영방송의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축소되는 등 한국 방송의 역사상 큰 획을 긋는 의미심장한 조항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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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다시 국회 문턱 넘은 방송법
이사 추천 다양화, 보도책임자 과반 동의 등
野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장악 완성" 비판
與 "정치 영향력 축소… 방송 역사에 큰 획"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영방송 이사 수를 확대하고, 추천 주체를 다양화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5일 통과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체제에서 통과된 '1호 개혁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막아섰지만, 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은 강제 종결시킨 뒤 법안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였다. 민주당은 "방송을 특정 정권이 아닌 국민 품으로 돌려보내는 신호탄"이라고 자평했지만, 국민의힘은 "명백한 방송장악 시도"라며 반발했다.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만큼, 민주당 등 범여권은 시간을 끌지 않았다. 전날 오후 4시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돌입하자 즉각 종결동의서를 제출했고, 24시간이 지나자마자 무기명 투표를 통해 필리버스터를 종결시켰다. 이후 방송법 개정안은 표결에 붙여졌고, 찬성 178명으로 통과됐다.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에 방송법 개정안이 다시 국회 문턱은 넘은 것이다. 방송문화진흥회법 등 남은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 더 센 상법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은 21일 국회 본회의를 시작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이재명 대통령은 "내 뜻과 같다"며 방송3법 처리에 힘을 실어왔다.

한국일보 그래픽팀

이날 통과된 방송법 개정안은 KBS의 이사 수를 현행 11명에서 15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이사 추천 주체를 방송통신위원회(11명)에서 △국회 교섭단체(6명) △시청자위원회(2명) △임직원(3명) △방송미디어 학회(2명) △변호사 단체(2명)로 다양화하는 게 핵심이다. 이사의 연임은 1회로 제한된다. 아울러 KBS 사장은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게 된다. 개정안 통과로 KBS 이사회는 법 시행 후 3개월 안에 이사회를 개정안에 따른 방식으로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향후 방문진법 등 나머지 방송 관련 법안이 처리되면 MBC, EBS도 이사 수가 늘어나고 선출 방식도 변경된다. 사장 선출 방식도 개정안에 맞춰 바뀐다.

KBS 이외에 방송사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는 노사 동수로 편성위원회를 구성하고, 방송편성규약을 제·개정해야 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 방송편성규약의 준수 여부는 방송사업자의 재허가 심사 때 반영된다. 또 KBS, MBC, EBS, YTN, 연합뉴스TV 보도책임자의 임명은 보도 분야 직원 과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필리버스터까지 불사하며 반대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은 "땡전뉴스(제5공화국 시절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소식부터 전하던 방송사 뉴스의 친권력적 행태를 꼬집은 표현)"의 부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인 출신인 김은혜 의원은 "'땡명 뉴스'의 등장이 멀지 않았다"며 "눈물로 지킨 공영방송의 역사가 막을 내리고 민주당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장악이 완성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명분만 '이사 추천의 다양화'일 뿐 결국, 여권 편향 인사들이 방송을 장악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위헌법률심판 등 법적 수단을 포함해 법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민주당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공영방송에 대한 정권의 입김을 축소하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김현 의원은 "이번 개정안으로 공영방송의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축소되는 등 한국 방송의 역사상 큰 획을 긋는 의미심장한 조항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야당 시절의 약속을 지켰다는 점도 내세웠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대선 전 방송법 개정을 약속했지만, 정작 집권 후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대비시키며 정권의 방송 장악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로 나선 노종면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사적 대화에서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방송법 개정을 꼭 해야 하느냐''라는 농담도 들었다"면서 "민주당 내에서 권력으로서의 욕심이 꿈틀대기 전에 이 법을 통과시켜야겠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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