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시대] 제3연륙교, 이제는 상생의 이름을 선택할 때

김원진 2025. 8. 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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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와 중구 영종도를 잇는 제3연륙교가 올해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축복받아 마땅한 이 다리는 지역 간 갈등의 상징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교량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지 않아, 자칫하면 정식 이름 없이 개통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영종 주민들은 "영종하늘대교"만을 고집하고, 서구 주민들은 "청라대교"로 맞서왔다. 이에 인천시가 양측 의견을 반영해 "청라하늘대교"라는 절충안을 어렵게 내놓았지만, 중구가 이를 강력히 거부하면서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제3연륙교의 명칭 결정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의 노력은 주민들의 열망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필자는 지역구 의원으로서, 제3연륙교가 단순한 교량을 넘어 서구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담은 도시 자산이 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청라대교' 명칭 확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2024년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명칭 확정 과정에서 서구청의 소극적인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으며, 2025년 6월에는 「제3연륙교 명칭 청라대교 지정 및 통행료 면제 원칙 이행 촉구 결의안」을 발의해 인천시와 관련 기관에 주민의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국회 차원에서는 이용우 국회의원이 '청라대교' 명칭 확정을 위해 실질적인 힘을 보탰다. 이용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명칭 결정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의원실에서 직접 실시한 주민 설문조사에서는 무려 1만 4천여 명의 주민이 청라대교 명칭을 압도적으로 찬성하여, 지역 주민들의 여론과 열망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청라대교 명칭을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인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은 이 다리에 진정한 연결과 상생의 정신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교량의 명칭은 단순한 호칭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다리가 어느 한 지역의 독점물이 아닌 것처럼 이름 또한 지역 간 협력과 상생의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이어야 한다. 세계적인 국제공항이 자리한 영종도와 국제업무 및 차세대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청라를 잇는 이 교량의 명칭에, 두 지역 주민이 함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동의 가치를 담을 수는 없는 것인가? 지명은 이름을 붙이는 대상과 운명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 편향된 명칭이 초래할 혼란과 불공정
제3연륙교는 두 지자체를 직접 연결하는 공공 인프라다. 두 지역을 잇는 다리의 명칭은 당연히 양측의 동등한 주인 의식을 반영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국가지리정보원의 「지명 업무 편람」에도 "복수의 지방자치단체 관할에 해당하는 지명은 해당 지자체 간 합의로 결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쪽 지역의 요소만 넣어 분쟁 소지가 있는 이름은 배제하고, 모든 해당 지역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특성을 반영한 지명을 찾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다리 이름이 연결된 지자체 모두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함을 말해준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중구가 주장하는 "영종하늘대교"는 지명 제정 원칙에 어긋난다. 이는 한쪽 지명만을 담고 있어 상대 지역 입장에서는 소외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교량 명칭은 승자 독식처럼 한쪽이 독점해서는 안 되며, 협의를 통해 상생의 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인천에는 이미 영종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영종대교'(제1연륙교)가 존재한다. 새로 건설되는 제3연륙교에 또다시 '영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치우친 결정일 뿐 아니라 이용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지명 업무 편람'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가까운 거리에 동일 지명이 있어 혼동을 유발할 수 있는 명칭"에 해당한다. 더욱이 영종대교는 제3연륙교에서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가까운데, 이를 두고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없다. 내비게이션을 검색하거나 도로 표지판을 확인할 때 명확한 혼선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또 "섬 지명 사용이 국가적 관례"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시대 변화를 간과한 구태의연한 논리다. 서구청이 제시한 자료에서도 확인되듯, 2010년 이후 새로 건설된 주요 해상 교량 5곳(노량대교, 팔영대교, 바이오산업교, 부산항대교, 김대중대교) 중 어느 하나도 섬 이름만을 따르지 않았다. 현대의 교량 명칭은 단순 지명보다 상징성, 지역성, 역사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 추세다.

중구가 주장하는 '주민참여 원칙 미반영'이라는 논리도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각 지자체에서 실시한 명칭 선호도 조사에서 서구는 7천169명이 참여해 93.5%가 '청라대교'를 지지한 반면, 중구는 4,285명 중 31%만이 '영종하늘대교'를 선호했다. 참여 규모와 지지율 모두 서구가 압도적이었음에도, 인천시는 형평성을 고려해 절충안을 공모했다. 그럼에도 중구가 제1연륙교와 동일한 지명인 '영종'을 다시 고집하는 것은 이러한 경과를 외면한 주장일 뿐이다. 형평성이란 어느 한쪽의 요구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조율해 균형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 기여는 함께, 혜택은 영종만? 불공정한 명칭 독점
제3연륙교 건설 비용은 영종과 청라 두 지역 개발사업의 수익 분담으로 충당됐다. 두 자치구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며 함께 건설해 온 결과다. 어느 한쪽이 없었다면 애초에 다리 건설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라가 감당한 기여를 명칭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중구의 모 의원은 "실제 이용자의 90% 이상이 영종 주민이며, 제3연륙교는 영종의 고립된 생활권을 해소하고 교통권을 회복하기 위한 기반 시설"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자칫 청라 주민들에게 영종을 위해 재정을 '기부'하라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제3연륙교에는 세계 최고 높이(180m)의 주탑이 세워지고 전망대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이 랜드마크 시설은 청라 측에 들어선다. 교량 전체 4.67㎞ 중 주탑은 청라에서 불과 200m 떨어져 있어 청라국제도시의 경관 일부가 될 것이고, 청라 주민들이 매일 가장 가까이에서 이 다리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중구의 주장은 마치 이웃집 앞마당에 심은 나무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려는 것과 같다. 이에 청라 주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인천의 새로운 상징이 될 이 다리의 방문객들은 내륙, 즉 청라 방면에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내륙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청라를 명칭에 포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관광객이 실제로 소비하는 공간과 경제적 수혜는 영종이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 제3연륙교 개통으로 씨사이드파크, 300리 자전거길 등 관광 인프라를 이용하는 방문객이 증가하고, 통행료 무료화와 같은 직접적 혜택도 대부분 영종 주민에게 돌아간다. 한편, 청라는 교통 체증과 환경 오염이라는 부정적 영향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재정은 함께 부담했음에도 명칭과 실질적 이익을 영종이 독점하려는 태도는 공동부담 원칙을 왜곡한다. 청라가 막대한 비용과 환경적 부담을 감수하며 관광 인프라까지 제공했는데도, 다리 이름에서까지 철저히 배제되는 상황을 상식적으로 용인하기란 쉽지 않다.

- '청라하늘대교'는 상생의 이름, 제로섬이 아니다
인천시 지명위원회가 의결한 "청라하늘대교"는 양 지역의 상징성을 조화롭게 담은 절충형 명칭이다. 청라국제도시의 지명인 "청라"와 영종하늘도시 및 인천공항의 이미지인 "하늘"을 결합하여, 청라와 영종이 함께 만들어낸 하늘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인천시는 이 명칭에 대해 "청라하늘대교는 청라와 하늘길 이미지를 함께 담아 영종하늘도시와 청라국제도시를 연결하는 교량의 특성을 조화롭게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청라하늘대교"는 중구와 서구 양측이 제안한 명칭 요소를 모두 포함한, 실질적인 중립안이다.

물론 서구 청라 주민들의 바람은 단순하고 명확한 "청라대교"였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청라 주민은 짧고 직관적인 이 명칭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지역 상생을 위해 서구는 명칭이 길어져 편의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감수하면서도, 인천시가 제안한 "청라하늘대교"를 수용하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하늘대교"라는 단어는 청라가 선호한 표현이 아니었지만, 영종의 상징성을 담을 수 있다면 일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중구 측의 태도다. 지명위원회의 발표 직후에도 중구는 여전히 "영종하늘대교"만을 고집하며 시의 결정을 거부하고 있다. 영종 주민들의 자존심과 애향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명칭 문제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 대립을 지속하는 것은 어느 쪽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 만약 중구가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국가지명위원회까지 간 고덕토평대교 사례로 봤을 때, 제3연륙교는 개통 시점에 공식 명칭을 갖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표지판 교체에 따른 비용은 두 배로 늘고, 세계 최고 높이의 해상 교량 전망대라는 상징적 인증도 받지 못한 채 지자체 간 갈등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이미 서구 주민들은 자신들의 선호를 양보하며 대승적 차원에서 손을 내밀었다. 이제 중구가 화답할 때이다. "청라하늘대교"라는 절충안이 채택되었다고 해서 영종이 배제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청라의 지명과 더불어 영종의 상징(하늘)이 함께 어우러진 이름이라는 점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한 공동의 승리라 할 수 있다. 한쪽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제로섬(zero-sum)이 아니라, 두 지역이 함께 이익을 얻는 윈윈(win-win)인 것이다.

- 하나의 도시, 하나의 다리, 하나의 이름
제3연륙교 '청라하늘대교'는 두 지자체가 힘을 모아 완성한 협력의 결실이며, 그 이름 또한 협력과 상생의 정신을 상징하게 될 것이다. 중구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호소한다. 이제는 넓은 아량과 혜안을 발휘해 "청라하늘대교"라는 공동의 이름을 받아들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서구 주민들은 이미 자신들이 가장 원했던 "청라대교"라는 명칭을 양보했다. 그 결단에 중구가 화답해 준다면, 이번 합의는 인천 시민 모두가 박수칠 만한 모범적인 상생의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상대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기주장만을 고집한다면, 이는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지역이기주의로 비칠 위험이 크다.

인천은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 할 하나의 도시이며, 우리에게는 이 도시의 품격을 높여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 더 이상 다리 이름 문제로 두 지역 주민이 분열해서는 안 된다. 교량은 본래 서로를 연결하기 위해 존재한다. 제3연륙교가 완공되는 그 날, 다리를 건너는 모든 사람은 영종도 주민도, 청라 주민도 아닌 똑같은 인천 시민이다. 이제는 공존과 상생의 다리에 걸맞은 이름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청라하늘대교"라는 명칭이 그 출발점이 되어, 앞으로 두 지역이 하나 된 마음으로 이 다리를 건너는 날을 기대한다.

김원진 인천서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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