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나는 석유화학·철강…손 놓고 있는 인천

김원진 기자 2025. 8. 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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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공세·신산업 기조에 고전
SK인천석유화학 당기순손실 ↑
현대제철도 철근공장 가동 멈춰

여수 등 산업위기 공동 대응 구축
인천은 산업 구조 다변성 탓 방치
행정·정치적 지원 無…대책 시급

철강과 석유화학, 자동차와 같이 인천을 떠받쳐온 굵직한 제조업들이 중국산 덤핑 공세와 신산업 중심 정책 기조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여수·포항·충청권 등 특정 산업군에 의존하는 지방 도시들은 산업 보호와 경쟁력 유지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는 반면, 인천은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산업 구조 다변성 탓에 위기 신호조차 제대로 공유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선 유일하게 정유·석유화학 회사로 항만을 끼고 있는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크게 불었다.

SK인천석유화학 사업보고서상 2022년 477억원이던 당기순손실액은 2023년 720억원에서 지난해 1132억원으로 확대됐다.

매출액은 2022년 8조9662억원에서 지난해 10조7284억원으로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62억원에서 281억원으로 86% 넘게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중국 시장 파리자일렌(PX) 특수를 누렸으나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출 시장 변화로 마진이 악화해 형성된 결과"라며 "이런 경영난에 산업용 전기세 인상 압박까지 더해져서 올해도 실적 악화가 극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지방세와 법인세를 인천에서 가장 많이 냈던 SK인천석유화학이 최근 그 자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준 것도 인천 전통 제조업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부동산을 포함한 장기 경기 침체와 미국의 대중국 관세 강화 등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천 철강 산업 역시 쉽지 않은 처지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대제철은 지난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인천 철근공장 가동을 멈췄고, 동국제강도 22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인천공장 불을 끄기로 결정했다.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철강업계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여수·서산·포항 등은 지역을 지탱하는 석유화학과 철강 붕괴를 막기 위해 지자체와 정치권, 산업계가 공동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충남 서산과 경북 포항은 '산업위기대응 선제지역'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했고 여수는 석유화학산업 중심인 여수국가산단 내 '석유화학업종 고용회복 지원금'을 시행하면서 실질적 조치에 나섰다.

글로벌 수요위축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SK인천석유화학은 상반기 가동률을 지난해 대비 약 15%p 낮춰 운영하고 있고, 인천 철강 업체들은 셧다운을 통해 생산형 감산에 돌입했어도 인천에선 뚜렷한 행정·정치적 지원 움직임이 없는 실정이다.

석유화학·철강에 더해, 미국발 관세 압박 등으로 자동차 산업마저 위태로우면서 인천 제조업 전반이 복합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인천지역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더 늦기 전에 전통 대형 산업 보호를 위해 지자체와 정치권, 산업계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하지만 논의를 이끌어갈 구심점 자체가 지방 도시들보다 약하다. 적어도 이들 산업을 둘러싼 TF 구성 논의 정도는 나와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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